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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안에 잡힌 ‘환갑의 선교사’ 자신 희생시켜 동료 탈출도와
Korea, Republic o 관리자 540 2008-01-24 21:24:19
국민일보 2008-01-23 18:29

장만식 아바이(아저씨)가 선교사로 파견돼 있는 중국 섬서성 시안 사역장 7명 전원이 체포됐다. 2000년 9월이었다. 이웃 주민이 성경을 공부하는 우리를 신고한 것이다. 중국 공안(경찰)들은 장만식 아바이와 학생들을 공안국으로 연행했다. 이들이 북송되면 극한 처형을 면치 못할 것이 분명했다.

북한은 당시만 해도 중국으로 탈북한 사람들을 엄중히 처벌하고 있었다. 특히 남한 사람을 만나고 성경공부를 했다는 소릴 들으면 정치범으로 낙인찍기 일쑤였다. 좀처럼 석방될 수 없는 정치범 수용소로 보내기도 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들을 구출해야만 했다. 전 사역장이 금식기도에 들어가려 준비했다. 그러나 다음 날 사역장의 학생들이 탈출하는 기적이 일어났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장 아바이는 구출되지 못했다.

공안원들은 사역장 학생들이 중국어를 전혀 못하자, 조선족 여자 공안원이 통역하는 가운데 심문을 하기 시작했다. 공안원들이 원하는 답은 사역장을 후원하는 사람이 누구냐였다. 바로 나에 대해 알아내려 집중적으로 심문한 것이다. 공안원들은 학생들이 모른다고 해도 믿지 않고 모질게 때렸다.

사실 학생들은 나에 대해서도, 사역장에 대해서도 몰랐다. 각 사역장이 다른 사역장의 존재 여부에 대해 알지 못하도록 교육하고 사역해 왔던 것이다.

시안 사역장 책임자가 장만식 아바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그러자 공안원들은 학생들은 더이상 구타하지 않고 장 아바이만 집중적으로 구타했다. 공안들은 또다른 사역장의 위치와 사역장을 후원하는 사람들을 알아내려고 장 아바이를 모질게 때렸다고 한다.

공안원들은 이미 장 아바이의 사역장 말고도 또 다른 사역장들이 시안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또 이들을 후원하는 사람이 한국 사람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장 아바이는 아무리 때려도 사역장을 책임지고 끌고 나가는 사람이 자신이라고 우겼다.

연세가 60이나 되는 노인이 얼마나 아팠으랴. 하지만 장 아바이는 나와 우리 사역장에 대해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저녁 시간이 됐다. 공안들은 장 아바이와 학생들을 공안국 마당 담장 앞에 한줄로 세워 놓았다. 그리고 두 명의 보초를 세워 지키게 하고는 저녁을 먹으러 밖으로 나갔다. 이 때 몹시 얻어맞아 절뚝거리면서 운신도 하지 못하는 장 아바이가 학생들에게 말했다.

"내가 저쪽 담장 쪽으로 도망치면서 여기 있는 공안들을 유인할 테다. 그러니 너희는 그 사이에 저쪽 낮은 담장을 넘어 도망들 가야 한다. 알았지?"

조금 뒤 장 아바이는 감시가 소홀해진 틈을 타서 쉽게 넘어갈 수 있는 낮은 담장과는 반대 방향인 높은 담장 쪽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담장을 기어오르기 시작했다. 담장은 청년들도 넘기 힘겨울 정도로 높은 담장이었다. 노인이 빠르면 얼마나 빨랐으랴. 보초를 서던 두 공안원이 장 아바이에게로 달려갔다.

그 사이에 다른 형제들은 일시에 낮은 담장을 넘어 도망을 쳤다. 결국 다시 잡힌 것은 장 아바이뿐이었고 다른 형제들은 모두 무사히 도망칠 수 있었다.

제일 마지막으로 담장을 넘은 학생이 목격한 것은 장만식 아바이를 붙잡은 두 공안원이 장 아바이를 곤봉으로 사정없이 내리치는 모습이었다. 그 소릴 듣고 나와 모든 선교사들이 울었다. 자기 목숨 대신 북한의 형제들을 살려 냈던 것이다.

장 아바이는 바로 북송됐다. 그는 농촌지역의 당 간부 출신으로 북한에서부터 이미 사형선고를 받은 몸이었다. 이제 잡혀 나가면 그는 처형될 것이다. 나는 그의 죽음을 '순교'라고 부르고 싶다. 또 하나의 큰 별이 하늘 나라에 새겨진 것이다.

정리=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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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보 2008-06-19 03:54:36
    진실이라면 아름다운 이야기 입니다. 순교자 맞습니다. 그분은 이미 그런 길을 가는 것이 오히려 더 행복했을것 같습니다. 그런 마음을 지닌 분들에게 있어서 타인의 생명과 자신을 바꾸는 것은 아마도 가장 영예롭고 행복한 길이었을 것입니다. 이런 삶은 삶 자체를 완성한 것이라고 해야 겠지요. 사랑의 완성!. 이 민족의 극도의 고난은 보이지 않게 이런 숨어있는 순교자들을 계속해서 만들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 피가 쌓이고 그들과 인민들의 신원이 쌓여서 하늘에 상달될때, 바로의 체재처럼 저곳도 무너져 내리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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