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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새터민 여성의 `쉼없는 도전`
Korea, Republic o 관리자 2142 2008-03-11 00:11:00
연합뉴스 2008.03.10 09:16

"사선을 넘어 온 우리인데 무서울 게 뭐냐···죽기 살기로 적응을 위해 노력하면 나중엔 그에 따른 결실이 맺어진다."

탈북민 김미선(가명.28.여)씨가 남한에서 '악바리'로 살아가면서 희망을 잃지 않는 모습이 잔잔한 감동을 던지고 있다.

김씨는 북한이탈주민후원회가 발간한 '정착 성공사례 수기 모음'에 실린 '내 운명의 주인은 바로 나 자신이다'라는 글에서 함경남도 고향을 떠나 경상북도 안동에 정착하기까지 5년의 경험과 감상을 솔직하게 담았다.

그는 지난해 11월 응모한 이 수기에서 2003년 봄 탈북자 정착지원 시설인 하나원을 퇴소하고 안동으로 내려가면서 "사회에 나가서 직장에서 3년동안 버티겠다, 무식이 결코 자랑거리가 아니니 열심히 배우겠다, 내가 모는 자가용에 부모님을 태우고 내 고향으로 찾아가리라"는 세 가지 맹세를 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이제 앞의 두 맹세는 이뤘지만 세 번째 맹세는 "나의 의지와 조금은 거리가 있음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두 가지 맹세를 이뤘다고 담담하게 말했지만 그 과정은 실로 눈물겨운 노력의 결과였다.

"매일 죽어라고 하루 12시간씩 열심히 일하고 한달 후 첫 월급 80만원을 받았다. 얼마나 감개무량하던지···바로 그 다음날 우체국으로 달려가서 통째로 적금을 넣어버렸다. 행여 내 결심이 흔들릴까 두려움에 3년 만기로 계약했다."

부친이 먼저 남한에 입국한 터라 정부의 정착지원금이 적었고 그나마 탈북 브로커 비용을 내고 나니 "믿을 건 두 주먹밖에 없었다"는 김씨는 처음 6개월동안 식당에서 악착같이 일하면서도 매일 신문에서 외래어 등 모르는 단어를 찾아내 배웠다.

그렇게 남한 사회에 적응해나가면서 가족과 갈등도 겪었다. 부친은 김씨가 말투를 바꾸는 것부터 시작해 김씨의 청바지, 머리 염색, 심지어 화장에 대해까지 못마땅해 하며 "북에서는 다 굶어죽게 생겼다가 여기 오니까 벌써 그렇게 안일하게 산다"고 불만을 표했다.

김씨는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더 많은 내가 어차피 여기 한국 사회에서 적응해서 살아나가려면 이렇게 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에서 "아침마다 판잣집처럼 어깨며, 허리에 파스를 덕지덕지 붙이고 이를 악물고 다니면서도 하루도 결근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또 영세민 아파트에 살면서 몸이 불편한 이웃을 볼 때마다 "'나는 그래도 푸른 하늘도 바라볼 수 있고 건강한 두 팔, 두 다리로 걸어다니고 있지 않은가'라며 정신이 버쩍 들곤 했다."

그는 "북한에서 그렇게 아등바등 해도 하루하루 입에 풀칠하기가 어려웠지만, 그래도 여기서는 열심히 일한 만큼 대가가 있으니 얼마나 소중한 나날들인가"라며 마음을 다잡았다고 한다.

김씨는 북한이 주창하는 '주체사상'의 본질은 운명의 주인은 자신이고 운명을 개척하는 힘도 자신에게 있다는 것이라며 "북에서 주체사상에 대해 배웠지만 실제로 주체사상이 구현된 나라는 남한"이라고도 했다.

북한에서는 아무리 먹고 살려고 해도 목구멍에 풀칠조차 하기 힘들었는데 남한에서는 열심히 노력하면 적어도 그 대가는 "고스란히 나의 것"이기 때문에 남한 사회가 스스로 운명을 개척한다는 '주체사상'의 뜻에 더 가깝다는 주장이다.

김씨는 처음 맹세를 지켜 식당에서 3년을 일해 3천만원이라는 "그 어떤 돈보다 가치있는 거금"을 모은 뒤 곧바로 "열심히 배우겠다"는 두 번째 맹세를 실천하기 시작했다.

먼저 운전면허를 땄고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해가며 6개월간 전산 세무회계를 공부해 자격증을 땄다. 이어 각종 컴퓨터 활용 자격증도 따고 학원에서 평생의 반려자까지 만났다.

김씨는 "현재 임신 8개월이지만 지금도 일을 하고 있다"며 "태교도 중요하지만 자식은 나서 부모의 모습을 보고 배우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자식을 낳아서 기르면서 맛난 것 먹이고, 좋은 옷 입히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적어도 나는 부모가 부모로서 자식을 키움에 있어 무엇보다 제일 중요한 것은 사람이라면 사람답게, 남에게 도움을 주지는 못할망정 손가락질을 안 받게끔 만들어야 하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김씨는 "메이커 옷만, 명품으로만 치장하고도 인간미는 도무지 찾아보려야 찾아볼 수 없는 사람들"이 아니라 "남을 배려하고 양보하며, 나보다 어려운 이웃을 돌볼 줄 알고, 말 그대로 사람 냄새나는 인간다운 인간"으로 키우겠다고 다짐했다.

남한에 정착했던 일부 탈북자들이 미국이나 영국으로 이민을 가지만 자신은 "맘먹고 악착같이 열심히 하면 우리가 쏟아부은 노력의 대가는 나타나기 마련"이고 "조상탓 하고 나라탓 하기에 앞서 본인이 이를 악물고 열심히 하면 다들 인정해주고 도와주는 데가 한국"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생활한 지난 5년간 택시를 탄 일이 열 손가락에 들지 않고 웬만하면 버스도 잘 타지 않으며, 옷은 사회복지관 '아나바다 장터'에서 2천~3천원을 주고 구입한다는 김씨의 생활태도는 '안동 간고등어'보다 짜고 속이 꽉 찬 느낌이다.

"진정으로 고마움을 알고 열심히 살아가면 언젠가는 우리가 꿈에도 바라는 통일도 이뤄질 것이고 나의 세 번째 꿈도 실현되리라고 생각한다."

김씨는 10일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아들이 이제 2개월됐다면서 "대학에 진학해 심리학을 전공할 계획이다. 탈북 여성의 인권 증진을 돕는 동시에 인간 자체에 대해 알고 싶다"고 말해 그의 꿈이 '현재진행형'임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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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뿌리새싹 2008-03-11 00:29:16
    "사선을 넘어 온 우리인데 무서울 게 뭐냐···죽기 살기로 적응을 위해 노력하면 나중엔 그에 따른 결실이 맺어진다."
    정말 마음에 와닿는 말인것같구 인상에남네요.. 글을 읽어보니 살기가 느껴지네요 ^^ 저두 배울점인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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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hfkddl63 2008-03-11 11:59:46
    정말 감동입니다. 이런게 바로 정착이 아닌가 싶네여. 매일 무슨 단체를 만들어 단체장자리를 탐내기보다는 자신의 눈물겨운 노력으로 정착한 사람들, 그 사람들이 그 어느 단체장, 회장님보다 존경스럽고 자랑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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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음세상에선비둘기로 2008-03-12 14:45:30
    감사합니다. 앞으로 더더욱 분발해서 통일을 앞당기는 밑거름이 되는데 모든것을 다하구싶습니다. 금수강산 삼천리가 하나되는 그날까지 열심히 살며 노력할껍니다. 님의 가정과 생활에 늘 행운만이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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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감동 2008-03-11 13:54:11
    참으로 열심히사는 모습 아름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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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완전 감동 2008-03-11 15:27:31
    열씨미 사는 선배님에게 절로 머리숙여집니다.

    글을 읽어보니 저도 힘이생기고 용기를 얻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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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억수로 감동 2008-03-11 16:10:32
    <도전하는 당신이 아름답습니다> 라는 이글이 님한테 어울리는 문장이네요

    애기 잘 키우시구요~~~ 홧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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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봄 2008-03-11 17:51:10
    갓 사회에 나온 저에게 있어서 가장 힘이 되는 경험입니다.
    김미선씨의 열심히 사는 모습 늘 그리면서 저도 용기를 내어 이 사회의 당당한 국민이 될수 있게 노력하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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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봄 2008-03-11 17:53:10
    미래의 복동이도 잘 키워서 대한민국의 어였한 인재로 키우실 것이라는 확신도 가져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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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음세상에선비둘기로 2008-03-12 14:42:05
    힘내셔요...맘먹기 달렸어요. 서두르지 않되 주저앉지 않는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하시면 됩니다. 기운내시고....행운만이 함께 하시길 빌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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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죽화 2008-03-12 08:07:33
    북한 아줌마들 최고여~~`
    그래도 나자신이 여자로써 이분한테 머리숙입니다,,
    힘내세요,
    북한은 우리를 버렸지만 이사회는 우리를 품어주고있잫아요,
    그모습대로 살면 반드시 성공입니다,힘내고 가정의훌륭한 어머니로 이름떨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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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지개다리 2008-03-12 10:14:59
    가는길 험해도 우리 웃으며 가요.. 새터민은 통일의 씨앗이예요.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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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속에나 2008-03-12 11:49:29
    미선님, 나의 고향에서 산다고 하니, 고향분을 뵌것처럼 반갑습니다..
    안동은 작은 시골같은 시입니다.. 시골분들이 많아서, 어쩌면 도시보다 더 정이 많다고 생각해요.. 하여간 잘 정착하신거 보니 좋네요.. 지방 소도시라서, 큰 도시보다 소득은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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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음세상에선비둘기로 2008-03-12 14:36:09
    고맙습니다. 앞으로 더더욱 열심히 살겠습니다. 다들 건강하시구요 함께 웃으며 고향가는 그날까지 악착같이 살아갑시다! 제가 좋아하는 글을 올려드립니다. "삶은 우리가 얼마나 무엇을 이루었느냐의 합계가 아니고 무엇을 얼마나 절실히 바랬느냐의 합계이다" 힘내셔요.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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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쎄미사랑 2008-03-12 22:39:21
    멋있네요 저두 이제 나온진 한달 정도밖에 안됐지만 그렇게 한다는게 말하기 싶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걸 조금씩 느끼게 되네요...힘내세요 홧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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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eaworld 2008-03-15 12:39:43
    열심히 사는 모습 보여준 선배님 !마니마니 존경합니다. 하나원 수료하고 나온지 삼개월밖에 안되는 저, 지금 이 사회에 정착하기가 무척 힘들었고 두려웠는데... 선배님의 글을 보고 많은 힘을 얻었습니다. 항상 몸건강하시구요.. 귀한 아드님 이쁘게 키우시고 ..앞으로 좋은 글 마니마니 올려주세요... 우리 함께 아자,아자,아자.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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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둘기로 2009-05-12 10:37:48
    우리님들 편견과 오해와 비난은 단지 우리가 뚫고 나가야 할 하나의
    장애에 지나지 않습니다.
    저도 약해질때면 우리님들의 격려를 받으면서 더욱더 씩씩하게
    살아남아야 겠다는 각오를 새롭게 다지게 됩니다.
    내가 두발 단단히 버티고 죽기살기로 최선을 다할때 우리들의 꿈속에서조차
    바라고 또 바라는 통일이 다가오니까요...
    다들 기운내셔서 악바리처럼 살아남으셔요...
    울고 한탄만 하기엔 삼팔선북쪽에서 신음하는 형제자매들과
    아직도 떠도는 수많은 탈북동포들에게 너무나 죄송한 일이니까요...
    힘내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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