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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 송환되면 실종 … 가족도 실종”
Korea, Republic o 관리자 707 2008-05-30 21:49:16
중앙일보 2008-05-29 01:39

지난해 8월 북한 평안남도 순천의 한 비날론 공장 사장이 공개 처형됐다. 굶주린 직원들을 먹이기 위한 음식을 사기 위해 공장 설비를 팔았다는 죄목이었다. 그가 한국전쟁 당시 반공 조직인 치안대원이었다는 사실을 숨겨온 혐의도 추가됐다.

인권 향상을 위한 국제 민간기구인 국제앰네스티(Amnesty International)는 28일 이 같은 북한의 인권 상황을 공개했다. 앰네스티는 “2007년 한 해 동안에도 북한에선 정치범과 경제사범에 대한 사형 집행이 교수형이나 총살의 형태로 계속됐다”고 밝혔다. 앰네스티는 이날 지난해부터 올 1월까지의 세계 인권상황을 정리한 '2008년 연례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북한에 대해 “사형, 고문, 정치적 혹은 자의적 구금 등 조직적인 인권 침해가 이어졌다”고 밝혔다.

앰네스티는 “매달 수백 명의 탈북 주민들이 중국에서 본국으로 강제 송환되고 있고 5만여 명이 본국 송환을 우려해 중국에서 숨어 지내고 있다”고 전했다.

또 “수백 명의 탈북 주민들은 한국으로 건너가기 위해 몇 개월간 태국에서 구금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남한에 정착한 탈북자(새터민)에 대해선 “이들 중 3분의 1이 실업 상태고 대부분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겪고 있다”고 밝혔다.

앰네스티는 2004년 중국에서 형을 만났다는 이유로 국가반역죄를 선고받은 손정남씨의 사례를 소개했다. 손씨는 2007년 국가안보국(ASA)의 고문으로 심각한 후유증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앰네스티는 “중국에서 강제 송환된 탈북자들은 북한에서 찾을 수 없었고 이들의 가족들도 대부분 실종됐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실종된 가족들은 정권에 적대적이라고 여기는 친지들과 함께 집단 처벌의 형태(연좌제)인 강제실종 피해자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북한에서 표현의 자유도 심각하게 억압당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에서 허가받지 않은 집회와 조합은 '집단 동요'로 간주돼 처벌받고, 개인적인 종교활동을 한 이들은 구금돼 고문을 당하거나 심지어 사형당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앰네스티는 “북한 정부가 유엔 등 국제기구 인권조사관들의 입국을 지속적으로 거부하고 있다”며 북한 사회의 폐쇄성도 지적했다. 지난해 4월 조선노동당은 보안군에 외국으로부터 어떤 비디오테이프·문건·이동전화·CD도 북한에 유입되는 것을 막으라는 명령까지 내렸다는 것이다.

한국에 대해선 이주노동자와 결혼이민자 문제를 부각했다. “외국인 보호소의 여건이 열악하고 수감된 외국인은 체불된 임금도 받지 못한 채 즉시 본국에 송환된다”고 언급했다. 또 “한국 남성과 결혼한 외국인 여성들이 남편의 폭력으로부터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충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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