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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북한 주민들, 김정일에 ‘걔, 쟤’ 막 불러…반항의 싹 자란다"
Korea, Republic o 관리자 663 2008-12-22 21:31:38
조선일보 2008-12-19 19:39

하태경 열린북한 방송 대표는 “2008년 북한에서 놀라운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북한 체제를 지탱하는 두 축, 즉 정보 통제와 철권 통치 중에서 한 축이 급격히 무너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 대표는 지난 16일 인터넷매체인 ‘레디앙’에 올린 ‘지금 북한은 미디어 전쟁중’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이같이 밝힌 뒤 “외부 정보의 대량 유입으로 무쇠 장막에 파열이 생기고 있는 것”이라며 “최근의 대북 전단(삐라) 논란은 외부 정보 유입에 대해 북한이 얼마나 긴장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한 단면일 뿐”이라고 말했다.

하 대표에 따르면 북한의 ‘무쇠 장막’이 무너지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중반 대량 아사와 대량 탈북 등 소위 ‘고난의 행군’ 시기를 거치고 난 뒤부터다. ‘고난의 행군’ 이후 북한은 중국을 통한 외부 정보 유입과 정보의 소통 공간인 장(場)마당의 확산이라는 두가지 중대한 변화를 겪었다.

중국으로 넘어온 탈북자들은 중국 땅에서 북한과 다른 별천지를 봤고, 한국사람들도 만나고 한국 TV를 봤다. 이중 북한으로 되돌아간 상당수의 탈북자들이 외부 세계를 알리는 메신저가 됐고, 지금은 탈북자뿐만 아니라 중국과 거래하는 북한 상인들도 외부 정보를 확산시키는 주요한 메신저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 대표는 “이렇게 탈북자와 상인들이 가져온 외부 정보는 북한 당국이 식량 배급을 중단하면서 자연발생적으로 형성된 장마당을 통해 북한 전역으로 확산된다”고 했다. 이어 “중국과의 교류, 장마당 확산 흐름을 타고 다양한 미디어 매체들도 북한 전역으로 퍼지게 된다”며 며 VCD(비디오CD)와 DVD, 라디오, 휴대전화 등을 대표적인 미디어로 꼽았다.

하 대표는 “이런 외부 정보 유입으로 10년 전의 북한 주민과 지금의 북한 주민은 완전히 다른 사람들이 됐다”며 “그들의 마음 속엔 조금씩 반항의 싹이 자라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대표적인 예로 한국의 경찰에 해당하는 보안원에 대한 저항을 들었다. 하 대표는 “10년 전만 해도 북한에서 공권력은 신성불가침 영역이었고, 보안원의 주민들에 대한 지시 사항에 대해서는 절대 복종뿐이었다”며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시장에서, 기차역에서 보안원에게 반항하는 주민들의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는데 북한 주민들 속에서도 초보적인 저항 의식이 싹트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북한 주민들이 수령을 대하는 태도도 완전히 달라졌다고 그는 밝혔다. 하 대표는 “과거 김일성(주석)에 대한 존경심 같은 것이 지금은 거의 없다”며 “10년 전만 해도 중국에서 탈북자를 만나 보면 김정일(국방위원장)에 대해서는 존칭을 반드시 붙였지만 지금은 존칭은 커녕 ‘걔, 쟤’ 이런 식으로 막 부른다”고 말했다. 이어 “(김 위원장에 대한) 존경심이 완전히 사라진 것이다. 김정일의 세뇌 약발도 이제 거의 끝나가고 있는 것”고 말했다.

하 대표는 “1994년 김일성이 죽었을 때는 북한 주민들이 진심으로 울었다고 한다”며 “그러나 김정일이 죽는다면 북한 주민들은 어떻게 반응할까? 94년과는 그 양상이 많이 다를 것이다. 앞으로 지켜볼 일”이라고 했다.

강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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