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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 돕느라… 목뼈에 철심 박은 목사님
Korea Republic of 관리자 1751 2009-04-21 20:46:13
조선일보 2009-04-17 05:33

바울선교교회 김성은 목사 '꽃제비' 북(北)어린이에 충격

중국서 탈북자 데려오고 가족처럼 국내 정착 도와 아내는 인민군 장교 출신

태국을 거쳐 2008년 초 입국한 북한이탈주민(탈북자) 수민(여·26·가명)씨와 성호(25·가명)씨가 김성은(44) 목사를 찾아온 건 8개월 전이었다. 한국에 와서 연인이 된 수민씨와 성호씨는 탈북자 정착지원 기관인 하나원에서 나온 뒤 마땅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고생하다가 "천안에 가면 탈북자들을 도와주는 목사가 있다"는 소문만 믿고 무작정 김 목사의 '바울선교교회'에 찾아왔다.

"절 보고 왔는데 어떻게 거절합니까? 지난달에 결혼식을 올려주려고 했는데…. 교회 형편이 어려워 미뤘습니다만 형편이 풀리는 대로 식을 올려줄 겁니다."

바울선교교회는 천안시 쌍용동 주택가 상가 건물에 있다. 100㎡(30평) 남짓하다. 김 목사는 교회 한쪽에 나무 합판을 세워서 6.6㎡(2평) 크기의 골방을 만들어 두 사람이 머물게 했다. 지난달에는 출산 3개월을 앞둔 수민씨를 배려해 자신의 임대아파트를 두 사람에게 내줬다. 이후 김 목사 가족은 교회에서 먹고 잔다.

이곳에 정기적으로 나오는 탈북자 교인은 20여명이다. 교인 말고도 숱한 탈북자들이 도움의 손길을 찾아 이곳에 온다. 김 목사는 그들에게 종교를 묻지 않는다. 교회라기보다 '쉼터'에 가깝다.

수민씨는 "나는 대학에 입학해 북에서 배운 간호학을 다시 배우고 있고, 남편도 간판업체에 취직했다"며 "목사님이 아니었으면 지금쯤 우리가 어떻게 됐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김 목사는 전북 군산 출신이다. 중소기업을 운영하던 2000년, 평신도 신분으로 자신이 다니던 교회 목사를 따라서 두만강 유역에 선교하러 갔다가 북한 인권 문제에 눈떴다.

"강을 따라 하루에도 수십구씩 굶어 죽은 시신이 떠내려왔어요. 강가에 서 있는데 남자 아이가 다가와 옷깃을 잡고 말을 걸었어요. '같은 동포끼리 같이 삽시다' 라고. 누더기 옷에, 손이 갈라진 논바닥처럼 어찌나 거칠던지…."

두만강변의 '꽃제비'들을 잊지 못한 김 목사는 귀국 후 신학교에 다니면서, 중국을 떠도는 북한 주민들을 남한에 데려오기 시작했다. 한국에서 헌 옷을 모아 그들에게 나눠주는 일도 했다. 옷가지 수백벌을 넣은 대형 여행가방을 좌우로 목에 건 채 중국 땅을 헤매길 수차례. 옷 가방을 나르다 생긴 목 디스크 수술로 김 목사 목뼈엔 철심 6개가 나란히 박혀 있다.

아내 박 에스더(39)씨를 만난 것도 2000년 중국에서였다. 박씨는 북한에 남은 가족들이 피해를 입을까봐 '에스더'라는 이름을 쓴다. 박씨는 "나는 인민군 여자 중대장이자, 김일성이 사망했을 때 밤낮을 안 가리고 한달 동안 김일성 동상 앞을 지킨 열혈 당원이었다"고 했다. 그런 박씨가 탈북을 결심한 것은 1999년이었다. 식량 부족으로 300만명 안팎이 아사(餓死)한 '고난의 행군' 때, 과학자였던 박씨의 아버지가 굶어 죽은 것이다.

김 목사는 박씨를 조선족 여성으로 위장해 한국에 입국시킨 뒤 자수하게 했다. 그는 박씨와 결혼했고, 2006년 정식으로 목사가 됐다.

이후 부부는 천안 나사렛대학교 강의실을 빌려 탈북자 교인들과 예배를 드리다 2007년 지금 자리로 이사왔다. 지인이 보증금 1000만원을 선뜻 빌려줬다. 건물 주인도 "좋은 일 한다"며 월세를 깎아줬다.

김 목사는 수시로 탈북자들을 차에 태워 서울 출입국관리사무소에 가서, 탈북자들이 중국에 있는 가족을 불러오기 위해 서류 작성하는 것을 돕는다. 한국 물정에 어두운 탈북자들과 함께 은행, 병원, 관공서도 숱하게 드나든다. 그는 "한 달 교회 운영비(250만~300만원) 중 평균 20%가 기름값"이라고 했다.

김 목사 교회의 수입원은 부인 박씨가 북한 관련 강연을 해서 벌어오는 돈과 월 100만원 안팎의 소액 후원금이다. 교회 집기도 사연 없는 물건이 없다. 호떡장수 교인이 25만원짜리 중고 보일러를 기증하고, 선배 목사의 딸이 20년 넘게 쓰던 피아노를 선물하는 식이다.

아픔도 있었다. 2002년 8월에 태어난 아들은 뇌성마비를 심하게 앓았다. 작년 1월 27일 저녁, 김 목사 부부는 아이에게 우유를 먹여 놓고 후원자가 될 사람을 만나러 집을 나섰다 밤늦게 귀가했다. 이튿날 새벽, 아이가 불덩이처럼 열이 올랐다. 급히 달려간 대학병원 의사는 "우유를 토한 것이 폐로 들어가서 숨을 못 쉬었다"고 했다.

김 목사는 목이 메어 말을 멈췄다. "아들을 먼저 보내고 나서 내가 하는 일에 대한 회의가 많이 들었어요. 이렇게까지 하면서 탈북자들을 도와야 하나…. 그렇지만 막다른 곳에 부딪혔다고 절망할 때마다 기적처럼 누군가가 손을 내밀어 줬지요."

지난 15일 오후 6시, 반백의 중년 부부가 김 목사를 찾아와 얇은 봉투를 내밀었다. "우리는 안성에 사는 사람들인데, 이 교회 사연을 들은 독지가로부터 '대신 후원금을 전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찾아왔다"고 했다. 김 목사가 건물 주인으로부터 "사글세를 전세로 돌려 달라"는 요청을 받고 고민하던 차였다.

김 목사는 '작은 정성'이겠거니 하고 감사 인사와 함께 봉투를 받았다. 부부는 이름도, 연락처도 남기지 않고 총총히 교회를 나섰다. 김 목사가 이들을 배웅하고 봉투를 열자 6000만원짜리 자기앞수표 1장이 들어 있었다. 김 목사가 뛰쳐나갔지만 부부는 이미 사라진 뒤였다.

김 목사는 "그분들의 귀한 뜻이 헛되지 않도록 아내와 함께 더 열심히 탈북자들을 돕겠다"고 말했다.

2009년4월14일 충남 천안 바울선교회 김성은 목사가 요즘 상화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이태경 기자ecar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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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레이디스 2009-04-22 02:38:22
    박수 보냅니다!!저런 분들이 더욱 많았으면 좋겠네요
    저도 남한 태생이지만 내가 목사가 안되고 국경지역까지 안가도
    탈북민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이 생깁니다 !!
    방법이 있을까요?돈이 많은것도 아니어서 교회에 후한 기부금도
    못냅니다 머 신자도 아니지만요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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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조 2009-04-22 17:38:36
    정말 대단한 분이십니다
    쉽지 않을 텐데...
    저절로 머리가 숙여집니다.
    탈북자의 한사람으로써 감사의 인사드립니다
    항상 건강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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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만복을 2009-04-22 19:03:42
    받으시길빌겠습니다 저는 교인은아니지만 참으로훌륭한분이십니다 . 저절로 머리가숙여지네요 존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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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ymc 2009-04-22 21:08:20
    목사님은 벌써 가슴아픈 분단의 역사를 허물어버리셨습니다.
    힘들고 숨이차지만 300만이 굶어죽은속에서 겨우 2만명정도가 왔습니다.
    돼지도 300만마리를 잡아놓으면 혀를 두를것입니다.
    힘내세요.조금 벌어지면 꼭 힘을 합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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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감사 2009-04-22 21:24:53
    감사합니다 목사님 감사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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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축복 2009-04-23 10:02:47
    목사님!정말 많은 감동 받았습니다. 목사님은 꼭 하나님의 상상못할 크나큰 은혜와 축복을 받으실줄 믿습니다.정말 훌륭한 분이십니다.. 머리가 숙여지고 목사님에게 탈북자의 한사람으로써 정말 감사의 마음을 드립니다.항상 건강하시고 온 가정 행복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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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99 2009-04-23 22:59:54
    이글은 999님에 의해 삭제되었습니다. 2009-05-12 22:4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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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6기희망 2009-04-24 15:18:21
    목사님파이팅 교회번성하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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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ㄷㅅㄱ 2009-04-24 17:31:08
    참 이해가 안가는건요 이곳 남한분들은 왜 기독교에 대해 그리도 배타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실례로 우리 탈북자및 북한형제들을 위해 기도하고 좋은글 써주시는 구국기도님을 속된표현으로 마구 욕질하고 모독하고 왜 그러는지 이유를 알고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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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ㅇㅇㅇ 2009-04-25 13:19:45
    ㄷㅅㄱ님 ... 아시잖아요 ..

    북한에서 독재자 김정일이 기독교 탄압하고 학살하니

    당연히 김정일을 추종하는 종북 좌익 세력들이 기독교를 죽이려고
    하고 있지요 ..

    종북좌익들이 싫어하는 탈북자과 북한주민들을 위해 기도하는것을 그들은 심각하게 싫어해서 그래요 ...

    반기련 ( 반 기독교 연합 ) 싸이트에 .. 김정일 찬양하는 글 까지 올라왔습니다 ...

    뻔하지요 ... 기독교 욕하는 사람 다른글 보기 보면 100% 종북세력입니다 ..


    기독교를 죽이려는 종북좌익과 .. 깨끗한 기독교를 위해 일부 기독교의 비리를 비판하는것은 천지 차이지요 ..

    일부 기독교의 비리등을 비판하는것은 더욱더 깨끗한 기독교가 되기를 바라는거지만 ..

    종북좌익은 목표가 적화 통일이기 때문에 .. 기독교가 적화통일의 제일 방해이기 때문에 아예 말살 죽이려고 하는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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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송 2009-04-25 14:16:43
    많은 고생을 자신의 일로 삼으셨군요
    건강하시고 행복만 가득하시실 기원함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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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nrte 2009-04-25 23:08:02
    하나님의 은혜가 항상 함께 하심에 감사드려요.
    탈북자들을 향하신 하나님의 사랑을 목사님을 통해 보여 주셧네요.
    새 생명을 구하는 일에 어려움이 따르기 마련이겠지만 그것을 목사님을 통해 이뤄가시는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통일되면 김일성 동상자리에 아마도 큰 하나님의 성전이 서기를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기도하고 있겠지요.
    수고와 간구와 기도와 기쁨으로 하나님의 일을 하시는 모든 귀하신 분들
    힘내시고 하나님의 영광을 맛보며 항상 은혜가 충만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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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건아니고 2009-04-26 12:29:17
    ㅇㅇㅇ님, 그건 아니라고 봅니다. 기독교를 남한사람들이 싫어하는건, 몇몇 대형교회의 세력이 교리와는 달리 비도덕한 일을 많이 저지르고있기 때문이죠..
    물론 이렇게 좋은 일을 하시는 기독인들도 많습니다. 그러나 몇몇 세력을 넓힌 대형교회 종사자들이 비도덕한 일로 사람들을 경악시킨 사건이 많이 있었죠. 예로 어떤 이름있고 존경받는 장 목사(인천 p교회)는 간통중 들키자 베란다에 매달려있다가 떨어져 사망한 일도 있었고, 신도를 성추행 하는 사건, 신도들의 헌금으로 벤틀리등의 외제차를 잔뜩 사거나, 자식들을 고급 외국 사립학교로 유학을 보내는 모습들을 발견할때, 시민들은 배반감을 느끼고 기독교를 좋지 않게 보고있는거랍니다.
    '아니, 소박하고 겸허하게 살라고 가르치는 작자가 무슨 간통에 외제차에 사치를 하는거야?!'이런 맘이 들기 때문에 그런거죠..

    기독인들을 싫어한다고 무조건 종북좌익이 아니에요..ㅎㅎ 그런분들도 있을주 있지만 정말 희귀할듯...아마 인터넷 포털에 기독인들을 욕하는 글은 대부분 제가 말한 케이스가 많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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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ㅊㅅㅇ 2009-04-26 21:50:58
    목사님, 복많이받으세요. 정말감사드립니다. 고향에계시는 부모님들 어린 두아들 자식생각납니다. 하나님의 큰은혜를 받으실 것입니다....행복하세요....만나보고싶어요....전남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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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ㅂㅈㄷ 2009-04-27 02:00:09
    살다가 기독교 배타성이
    김정일 추종, 탈북자및 북한주민에대한 미움, 정치적이 좌우,와
    연관짓는건 처음보네..

    이거 이외로 심각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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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뽀구리 2009-05-04 00:25:51
    머리가 절로 숙여집니다
    저는 탈북자임에도 불구하고 내 부모형제만 도우기도 힘들다고 하였는데 너무나도 부끄럽습니다
    목사님같은분들이있어 너무 행복합니다
    감사합니다 목사님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앞으로 더열심히 살거예요
    복만이 받으시고 하나님의 은혜가 충만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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