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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찡해요"
노컷뉴스 2009-07-09 23:39:00 원문보기 관리자 1028 2009-07-11 02:34:36
2002년 새터민 한국 입국… 7년 만에 다시 찾은 하나원

경기도 안성시에 위치한 새터민 정착교육 시설 하나원. 지난 9일 개원 10주년 행사를 맞은 이곳. 지난 2002년 새터민으로 입국해 처음 한국에서의 생활을 시작한 곳 하나원을 이번에는 대학생 인턴기자로 다시 찾았다.

당시 이송 차량을 타고 들어왔던 이곳은 높은 담장으로 둘러싸여 특수경비원이 지키고 서 있었고 '아직은 자유가 아니구나' 하고 실망했던 그 때가 문득 생각났다.

7년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하나원에도 많은 변화가 보인다. 당시 3개였던 건물이 5개로 늘었고 이 곳 저 곳 바뀐 곳이 많았다. 큰 운동장이 있던 곳에는 제2교육관이 새로 지어졌고 최신형 컴퓨터들이 설치된 정보실도 3개나 있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교육생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교육시간은 컴퓨터 실습 시간. 인터넷을 처음 접하며 그냥 화면을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도 마냥 신기했다.

유아방도 새로 생겼다. 예전에는 아이가 있는 엄마들은 교육을 못 들어오거나 아이를 업고 교육받곤 했는데 지금은 유아방에 0-4세 아이들을 맡기고 있다.

곳곳에 새로 설치된 공중전화도 눈에 띈다. 하나원에서는 휴대폰을 가질 수가 없어 외부 가족이나 친구와 연락하려먼 공중전화를 이용해야 한다. 북한에서 온 이들은 특히나 마른 오징어와 라면을 좋아한다. 하지만 요즘엔 오징어가 비싸서 엄두를 못낸다. 요즘 교육생들은 밖에 나가면 매일 라면만 먹고싶다고 한다.

지난 2002년 당시 교육 받을 때가 생각났다. 먼저 한국에 정착한 새터민 청년이 특강을 하러왔는데 당시 '북한사람’을 만나는 것이 신기하고 반가워 조금이라도 아는 척 해 보고 싶었고 한마디라도 더 나누고 싶었었다. 10주년 행사에 참석하며 교육생들에게 먼저 소개를 하고 얘기를 나눌까도 생각했지만 경계하는 눈빛에 마음을 다시 고쳐먹기도 했다.

식당은 2곳으로 늘었지만 한 곳은 당시 그대로의 모습이어서 반가웠다. 숙소인 생활관 내부 모습은 7년전이나 다름이 없어 보여 정겨웠다. 컴퓨터 교육중 만난 교육생들의 진지한 모습에서 당시 컴퓨터 시간을 좋아했던 기억이 새삼 생각났다.

사소한 것에 행복하고 감사하면서 또 사소한 것에 상처 받고 실망하는 이들이 새터민이다. 하나원에서 나가면 "회 먹으러 가고 싶다, 친구들과 모여 맥주 마시고 싶다, 친구 집에서 밤새 수다 떨고 싶다" 등 이들의 꿈은 소박하다.

하나원의 일정이 모두 끝나고 출발하는 시간. 가방을 메고 나가는 취재진을 바라보는 그 부러운 눈빛에서 7년 전의 나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빨리 퇴소해서 거리를 마음껏 걸어다니고 싶었던 그때. 이들 교육생들을 바라보는 마음이 찡해 온다.

노컷뉴스 이혜란 대학생 인턴기자 1030lh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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