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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 소녀, 발레리나 꿈에 다가서다
매일경제 2009-07-30 16:54:00 원문보기 관리자 703 2009-08-03 21:48:52
함경북도 무산에 살던 9세 소녀 김수영 양(가명)은 무용과 피아노, 노래에 소질이 많았다. 지난해 6월 평양 아동예술축전에 선발됐을 정도. 그런데 굶주림 때문에 부모를 따라 탈북하면서 노래와 춤에서 멀어지게 됐다. 중국을 통해 8개월 전 서울에 온 소녀는 낯선 도시와 학교에 적응하느라 힘들었다. 점점 의기소침해지던 김양은 우연히 공연단체 초청으로 발레를 보게 됐다. 신기하게 곤두선 발끝과 가녀린 몸선으로 이뤄지는 춤에 감동한 소녀는 발레리나를 꿈꾸게 됐다. 하지만 탈북자 정착지원금에 의존하는 가정 형편에 학원 레슨비까지 감당할 수 없었다.

돈 때문에 꿈을 접으려는 김양에게 기회가 왔다. 유니버설발레단이 마련한 저소득층 청소년 무료 교육 프로그램 '발레 엘 시스테마'에 지원해 장학생으로 선발됐다. 유니버설발레아카데미에서 전문적인 발레 교육을 받고 토슈즈와 튀튀(발레 치마) 등을 지원받게 됐다.

김양처럼 가난 때문에 꿈을 포기하려는 청소년에게 무료 문화예술교육을 지원하는 '한국의 엘 시스테마'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엘 시스테마란 베네수엘라 무료 음악 교육 시스템으로 폭력과 빈곤에서 청소년들을 구원하고 있다. 음악을 배운 아이들이 범죄에서 멀어질 뿐만 아니라 LA필하모닉 음악감독인 구스타보 두다멜(28) 등 천재 음악가들을 배출하는 성과를 이뤄냈다.

국내에서도 정부와 대기업, 문화예술공연단체 등이 협력한 교육 프로그램이 속속 나오고 있다. SK텔레콤은 가정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에게 음악과 뮤지컬을 무료로 가르치는 '해피뮤직스쿨'과 '해피뮤지컬스쿨'을 운영하고 있다. '해피뮤직스쿨'은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 교육을 맡고 있다. 피아니스트 주희성, 바이올리니스트 김민, 첼리스트 현민자 등 유명 연주자들이 청소년 33명을 가르치고 있다. '해피뮤지컬스쿨'은 청소년 60명에게 연기와 노래, 무용을 가르친다. 뮤지컬 연출가 한진섭 씨와 정태영 씨가 교장을 맡고, 뮤지컬 배우 남경주 씨 등이 강의를 책임진다.

SK텔레콤은 최근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원장 이대영)과 손잡고 임대아파트 거주 청소년 1400명에게 뮤지컬과 오케스트라 음악을 교육하는 '해피아트커뮤니티'도 시작했다. 가난에 짓눌렸던 아이들이 문화예술교육으로 재능을 발전시키면서 자신감과 행복을 느끼도록 도와주는 프로그램이다.

LG는 저소득층 음악 영재들에게 세계적 연주자들에게 레슨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제1회 'LG-링컨센터 챔버뮤직 페스티벌'을 8월 11~17일 개최한다. 세계적인 첼리스트 데이비드 핀켈, 피아니스트 우한, 바이올리니스트 이안 스웬센 등 미국 링컨센터 교수진이 내한해 학생들에게 실내악을 지도한다.

현대ㆍ기아자동차와 한국메세나협의회는 저소득층 청소년을 대상으로 '제1회 아트드림 음악콩쿠르'를 개최한다. 수상자는 상금과 4개월 동안 개인 레슨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전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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