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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개혁·시장폐쇄로 北노동자 기아위기
데일리NK 2010-01-14 14:54:00 원문보기 Korea, Republic o 관리자 991 2010-01-19 20:07:32
[소식통]"장마당 폐쇄로 식량난 가중…농민들 특혜가 되레 식량난 불러"

"지금은 이밥(쌀밥)을 먹던 사람들도 죽물을 마시는 때이다. 그렇다고 죽물을 마시던 사람들은 이밥을 먹겠는가? 그들은 더 한심(심각)해졌다"라고 12일 '데일리NK'와 통화한 신의주 소식통이 북한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화폐개혁 이후 물가상승은 주춤해졌다. 식량이나 상품 유통 자체가 금지되고 노동자들이 구매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마당은 두 달 가까이 폐쇄된 상태다.

4인가족 노동자에게 평균 5000원이 지급됐다. 그러나 이 돈은 한달 평균 쌀 50kg을 소비한다고 볼 때 오직 식량 구입에만 사용해도 한 달만에 바닥이 난다.

복수의 함경북도 소식통들도 "화폐교환으로 죽어나갈 것은 노동자들밖에 없다"며 "자체(장사)로 벌어먹을 수도 없게 만들고, 그렇다고 국가가 보장해 주는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신의주 소식통은 "위(북한당국)에서는 화폐개혁으로 '노동자, 농민이 잘사는 세상이 왔다'고 큰 소리를 쳤지만 생활난은 시간이 갈수록 극한에 달하고 있다"며 "식량유통을 완전히 차단시켜 시내(도시) 사람들이 모두 굶을 위기에 처했다"고 호소했다.

소식통은 식량난의 원인에 대해 "국가가 배급을 풀지 못하면 장마당이라도 마음놓고 보게 해야 하겠는데 지금은 시장을 모두 봉쇄해버려 당장 살길이 막막하다"며 "쌀값(1kg=100원)이 올라서 월급을 가지고는 입에 풀칠도 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민들의 생활을 안정시키기 위한 대책들은 전무한데 비해 외화사용금지와 시장폐쇄를 비롯한 통제조치들만 대폭 강화돼 주민들은 벼랑 끝에 몰려있는 상황이다.

북한 당국은 지난 12월 28일 외화사용을 완전히 금지할데 대한 포고문을 발표한 이후 새해 벽두부터 지역별로 장마당을 폐쇄해 버렸다. 식량은 개인 간에 은밀히 거래되고 있다.

양강도 혜산시의 경우 지난 1월 5일부터 혜산시장과 위연시장 대문들을 모두 닫아걸고 장사행위 자체를 완전히 금지시켰다.

그런가하면 함경북도에서도 지난 11일부터 청진시 수남시장을 비롯해 회령시, 무산군, 온성군을 비롯한 지방의 장마당들까지 '당분간 장마당을 폐쇄한다'고 선포해 지금까지 모든 장사가 중단된 상태이다.

시장을 폐쇄한 시간이 지역마다 다르고 아직까지 공식적인 국정가격도 제대로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점은 화폐개혁과 관련, 북한 당국의 고민이 한두가지가 아님을 방증해 준다.

그런가하면 소식통은 현재 북한이 겪고 있는 식량난에 대해 "농민들에 대한 잘못된 국가 정책때문"이라며 "갑자기 국가에서 농민들에게 현물(식량)을 분배하고 많은 돈을 쥐어주자 농민들이 쌀값이 올라가기만을 기다리면서 식량을 팔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 12월 중순경부터 국가계획을 수행한 농장원들에 한해 1인당 최고 15만 원, 국가계획을 미달한 농민들에 대해서도 1만 6천 원까지 신권으로 지급했다.

돈 걱정이 없어진 농민들이 보유하고 있는 식량을 팔지 않으면서 도시 주민들의 식량난을 가속화시킨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피해는 고스란히 노동자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그는 "노동자들의 경우 생활비(월급)까지 다 합쳐야 5천원도 못되는 돈을 받았는데 쌀값이 100원이니 그동안 쌀을 사먹고 두루 생활에 보태다나니 이젠 남은 돈이 없다"며 "먹을 것도 없는데 밤낮 퇴비 증산한다고 동원만 불러내 사람들마다 죽겠다고 아우성이다"고 현지 분위기를 이야기 했다.

북한의 경우 식량 이외에는 다른 영양섭취를 하기 어렵기 때문에 남한의 60~70년대 수준으로 식량소비가 높은 편이다. 군인들이나 일반 건설 노동자들을 기준으로 했을 때 하루 600그람으로 한달에 필요한 식량은 18kg이지만 이마저도 부족하다는 것이 대다수 탈북자들의 증언이다.

화폐개혁과 첫 월급을 통해 4인가족이 5천 원의 돈을 받았는데 현재 국경연선 도시들에서 식량가격은 1kg에 100원이다. 국경 이남의 내륙도시들의 경우 식량가격은 1kg에 130~150원으로 국경지역보다 훨씬 높다는게 소식통들의 주장이다.

소식통은 "화폐교환 이후 모든 사람들이 오직 식량문제를 해결하는 데만 골몰해 있다"며 "새로 옷을 구입한다던가 다른 물건들을 구입한다는 것은 꿈도 꾸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북한에서 식량가격이 100원에서 더 이상 오르지 못하는 현실에 대해서도 "사람들의 수중에 돈이 있어야 가격도 올라가지 않겠냐?"며 "몰래 쌀을 파는 장사꾼들이나 그동안 쌀을 팔아 온 '수매상점'들에 돈이 다 몰려 일반 사람들의 수중엔 돈이 없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국가가 어떻게든 대책을 내놔야지 지금처럼 계속 가다가는 무슨 일이 닥칠지 예측할 수가 없다"며 "장사를 하던 시절엔 몇사람이 굶어죽었지만 지금은 온 나라가 굶을 위기에 처했다"고 그 심각성을 경고했다.

문성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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