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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거주 조교, 北국적 포기 봇물… 北은 방해공작
국민일보 2011-01-04 20:14:00 원문보기 관리자 1071 2011-01-05 00:43:04

중국인 생활 혜택 많고 北 3대세습 불만 작용… 전체 3000∼4000명중 상당수

중국에 거주하는 북한 국적자인 조교(朝僑)들 사이에 최근 북한 국적 포기 움직임이 일고 있다. 상당 부분 중국에서의 안정된 생활을 위한 것이지만 북한의 김정은으로의 3대 세습 체제 구축 등에 대한 불만 등도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북한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주중 북한 대사관 등 북한 당국은 조교들에게 국적 포기 확인서를 교부해 주지 않는 등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것이다.

◇조교들의 북한 국적 포기 신청 봇물=4일 베이징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중국에서 최근 북한 국적을 포기하고 중국 국적을 취득하려는 조교가 급증하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지난해 11월 중국 장쑤(江蘇)성 전장(鎭江)시에 거주하는 조교 김정자(60)씨가 전장시 공안국으로부터 ‘중화인민공화국 입적(入籍)증서’를 받아 중국인이 된 사실이 양자만보(揚子晩報)에 보도된 뒤부터다.

헤이룽장(黑龍江)성 하얼빈(哈爾濱)에서 1950년 출생해 가족과 함께 랴오닝(遼寧)성 안산(鞍山)으로 이주한 김씨는 아버지 사망 뒤인 58년 어머니와 함께 북한으로 들어가 북한 국적을 취득했다. 이후 평양에서 8년을 살며 7년제 초중학교를 마쳤다. 그녀는 15세 되던 65년 가족과 함께 다시 중국 안산으로 돌아왔다.

김씨는 이후 사실상 중국인임에도 불구하고 조교 신분으로 살며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외국인 거류증을 받아야 했고, 중국의 은행 이용 등에서도 제약이 뒤따랐다. 김씨는 이 같은 불이익 해소를 위해 국적 포기를 신청했고, 53년 만에 전장시에서 중국 국적을 취득했다.

이 사실이 70여개 중국 인터넷 사이트에서 인용되고, 조교들이 다수 거주하는 옌볜(延邊)지역 신문 등에 실리면서 국적을 포기하려는 붐이 일고 있다. 한 대북 관계자는 “조교들 사이에 북한 국적 포기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최근 부쩍 늘고 있다”면서 “단순 문의에서부터 실제로 국적을 포기하려는 결심을 굳힌 사람까지 합치면 그 숫자는 전체 3000∼4000명 중 상당수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인 신분도 싫고, 북한 체제도 못마땅?=국적을 포기하려는 조교들은 우선 외국인으로 살면서 겪는 불편함 때문이다. 당장 의료보험, 최저생계비 등에서 혜택을 받을 수 없고, 외국인 거류증으로 생활해야 하는 등 불이익이 적지 않다. 국적 포기를 고민하는 조교들 상당수가 이에 해당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최근 북한 체제에 대한 실증과 한반도 전쟁 가능성 등을 우려하기 때문인 것으로도 보는 시각도 있다. 북한 경제난은 계속되고 3대 세습체제까지 구축된 데에 대한 불만, 최근 연평도 포격 도발 등에 따른 전쟁 위협이 이어지자 북한 국민으로서의 자격을 포기하고 싶은 생각도 반영됐다는 것이다.

이들 조교는 그동안 북한 당국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탈북자 색출에 도움을 주는 등 충성심이 강한 부류였기 때문에 북한 당국도 긴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평양에서는 즉각 주중 북한 대사관 등에 이들에 대한 국적 포기각서 신청을 거부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이들의 이탈이 체제불안의 상징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중국 당국도 사안의 민감성을 감안, 신중한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단 북한 국적 포기각서를 갖고 중국 국적을 신청할 경우 원칙적으로 받아들인다는 입장이지만 종합적인 서류절차 등에서 까다롭게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측은 현재 김씨 외에 얼마나 많은 조교가 추가로 국적을 포기했는지에 대해서도 밝히지 않고 있다.

◇조선족과 조교=1949년 신중국 건국 후 중국 정부는 중국에 사는 조선인들에게 중국 국적을 받을 것인지 선택하도록 했다. 조선족은 조선시대부터, 특히 일제시대를 거치면서 중국에 건너와 신중국 건국 이후 중국 국적으로 살고 있는 한민족을 지칭한다. 중국의 소수민족 중 하나다.

반면 조교는 중국으로 건너왔지만 신중국 건국 후 중국 국적을 거부한 북한 사람들과 그 후손들로 북한 여권으로 살고 있는 중국 교포를 말한다. 현재 조선족은 약 200만명, 조교는 3000∼4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종석 특파원 jso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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