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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에 목숨 건 충성"…'왕재산' 5명 구속
데일리NK 2011-08-25 14:40:04 원문보기 관리자 420 2011-08-29 23:32:04

북한과 접촉해 20여년 가까이 반국가단체 활동을 해 온 간첩단 '왕재산' 일당이 25일 검찰에 구속기소 됐다.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검사 이진한)와 국가정보원은 이날 북한 노동당 225국과 연계된 반국가단체 왕재산을 조직해 간첩활동을 한 총책 김모(48) 씨와 인천지역책 임모(46) 씨, 서울지역책 이모(48) 씨, 연락책 이모(43) 씨, 선전책 유모(46) 씨 등 5명을 국가보안법상 반국가단체 구성가입, 간첩, 특수잠입 등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다른 5명을 불구속 상태에서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사망한 김일성의 교시를 바탕으로 서울, 인천 지역을 무대로 활동하면서 정치권 동향 등 정세 정보 뿐만 아니라 각종 군사정보를 수집해 보고한 공로로 북한에서 훈장까지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에 따르면 왕재산을 결성한 김 씨는 1993년 8월께 김일성과 직접 면담을 통해 김일성-김정일 혁명사상 전파 등의 지령을 받았다. 225국 공작원들과 수시로 접선해 우리나라의 각종 정보를 수집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김 씨는 김일성과 김정일 생일, 북한정권 창건일 등 북한의 5대 명절마다 '조선노동당과 김정일에 대한 무한한 충성과 죽음을 불사한 혁명투쟁'을 다짐하는 25건의 충성맹세문을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1980년대 주사파로 활동한 김 씨는 앞서 1990년대 초반 북한 225국에 포섭돼 '관덕봉'이라는 대호명을 부여받았다고 검찰은 밝혔다. 대호명이란 비밀공작활동에서 보안유지를 위해 이름 대신 사용하는 고유명칭이다.

이 씨 등도 각자 담당한 지역 내 운동권 단체나 여야 정치 동향, 주요 군사시설 위성사진, 미군 야전교범 등을 북측에 전달한 혐의로 구속됐다. 임 씨와 이 씨 등은 김 씨와 초, 중학교 후배 또는 대학 동창 사이로 90년대 말 김 씨에게 포섭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선전을 맡은 유 씨는  ㈜코리아콘텐츠랩, ㈜지원넷이라는 벤처기업을 만들어 재정 등 활동을 뒷받침한 것으로 조사됐다.

북한은 2005년 이들의 간첩활동 공로를 인정해 유 씨를 제외한 4명에게 노력훈장을 수여했고, 연락책 이 씨는 국기훈장도 받았다고 검찰은 밝혔다.

검찰은 225국이 인천지역의 혁명 전략적 거점화를 위해 이 지역 행정기관과 방송국, 군부대 등을 유사시에 장악하도록 왕재산 조직에 명령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정치권 동향 등 정세정보와 함께 용산·오산 미군기지 및 주요 군사시설 등이 포함된 위성사진과 미군 야전교범, 군사훈련용 시뮬레이션 게임 등을 수집해 대용량 하드디스크 등에 저장해 북한에 제공하기도 했다.

또 조직원의 정치권 침투를 하라는 지령을 받아 정치인들의 동향을 보고하는 한편 정치권 내 지위확보를 위해 정당원으로 활동 중이던 서울지역책 이 씨를 임채정 전 국회의장 정무비서관으로 활동하게 했다.

검찰 관계자는 "북한 225국 지령에 포함된 군 장병 포섭, 군사기밀 수집 보고 등 관련사실도 철저히 조사할 것"이라며 "불구속 피의자와 관련자 등도 엄중 처리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김태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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