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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상봉 20~25일 개최 합의
자유아시아방송 2014-02-05 14:26:51 원문보기 관리자 405 2014-02-05 23:58:03

앵커: 남북한이 오는 20일에서 25일 사이 금강산에서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갖기로 합의했습니다. 남측은 이번 합의에 상당히 만족해하는 표정입니다. 하지만 너무 긍정적인 해석은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남북 양측이 5일 판문점에서 연 적십자 실무접촉은 일사천리로 진행됐습니다. 오전 10시 시작한 회의는 오후 2시 20분께 끝났습니다. 합의서를 작성하고 서명을 완료하는 데 걸린 시간은 고작 4시간 20여분.

그만큼 양측은 별다른 문제 제기 없이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실무적인 사안만 논의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로써 이산가족 상봉 행사는 20일에서 25일까지 금강산에서 열리게 됐습니다. 2010년 10월 이후 3년 4개월 만에 처음입니다.

남측은 당초 17일부터 행사를 갖자고 제안했지만, 북측은 “내부적으로 명절도 있고 하니 행사 준비시간이 부족하다”며 20일을 시작 날짜로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측이 언급한 명절은 2월 16일 김정일의 생일을 뜻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양측은 상봉자 규모는 남북 각 100명으로 하되 지난해 9월 추석 상봉 추진 때 교환한 명단에 있는 이들을 대상자로 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이덕행 남측 적십자 실무접촉 수석대표는 회담 결과에 상당한 만족감을 나타냈습니다. ‘10점 만점에 몇점을 주겠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답하는 이덕행 대표입니다.

이덕행 남측 적십자 실무접촉 수석대표: 점수를 10점 만점에 몇 점보다는 ´상·중·하´로 한다면 ´상´으로 꼽고 싶습니다.

남측이 이처럼 만족하는 이유는 원했던 바가 거의 다 이뤘기 때문입니다. 우선, 회담 일정은 남측이 애초 제의했던 것보다는 사흘이 늦춰졌지만, 한미 군사훈련의 일정과 상관없이 상봉 행사가 열리게 됐습니다.

한미 지휘소 훈련인 ‘키 리졸브’ 연습은 2월 마지막 주에 시작되며, 3월 초에 이 훈련이 끝나면 야외 기동훈련인 ‘독수리 연습’이 4월 말까지 진행됩니다.

북측은 지난 1월 16일 국방위원회가 발표한 ‘중대제안’을 통해 남북간 상호 비방 중지와 한미 군사훈련의 중단을 촉구한 바 있습니다.

이날 남북 적십자 대표단 접촉에서도 북측은 ‘중대제안’의 취지를 되풀이해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북측은 한미 군사훈련을 크게 트집잡지는 않았다고 이덕행 수석대표는 전했습니다.

이덕행 남측 적십자 실무접촉 수석대표: 적십자 정신에 따라서 (이산가족 상봉을) 정치 군사적 문제와 결부시켜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얘기했고, 북한도 거기에 기본적으로 호응을 했습니다. 그래서 회담에서 한미 군사훈련이라든가 군사훈련 중단 등을 직접적으로 언급한 적은 없습니다.

북측이 한미 군사훈련을 크게 문제삼지 않은 것은 미군의 핵 전력이 이번 연합훈련 기간 동안에는 한반도 쪽으로 이동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언론 보도가 있었고, “이를 북측이 일종의 양보로 해석한 것 같다”고 익명을 요구한 국책 연구기관의 전문가는 풀이했습니다.

또한 북측이 이산가족 상봉 문제를 다른 현안과 엮지 않은 점도 남측 정부가 이날 합의에 만족하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북측은 실무접촉에서 대북 지원이나 금강산 관광의 재개 문제를 “일체 언급하지 않았다”고 이덕행 수석대표는 말했습니다.

북측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이산가족 상봉 행사의 장소를 금강산으로 고집하며 이를 금강산 관광의 재개를 위한 지렛대로 이용하려는 태도를 보인 바 있습니다.

북측의 변화된 모습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북측은 지난 가을 이산가족 상봉이 무산된 것과 관련해 남측이 “유감”을 표명하자 이를 “인정하는 태도”를 보였고, “그 문제에 대해 부담을 느끼는 것 같았으며, 구체적으로 논의하는 것은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이덕행 수석대표는 말했습니다.

‘이번에도 북측이 일방적으로 상봉 행사를 연기하거나 취소할 가능성은 없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 대표는 “실무선에서는 그러지 않기로 약속했다고 볼 수 있다”면서도 “다만, 북측이 적대행위를 하지 말자, 그리고 남북한 화해 분위기를 해치는 행동들은 안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했기 때문에, 이 점을 유의할 필요는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남북은 지난해 추석 직후인 9월 25일부터 30일까지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금강산에서 열기로 합의했지만, 북측은 상봉 행사 나흘 전 갑자기 ‘무기한 연기’ 방침을 밝히면서 무산시킨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이날 북측이 이산가족 상봉 일정에 다시 합의함에 따라 남북한의 관계 개선을 위한 ‘첫 단추’를 꿸 수 있게 된 것 아니냐는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의 연합뉴스는 “이산가족 문제는 남북관계의 첫 단추이기 때문에 다른 문제도 앞으로 남북관계 상황을 고려해가며 협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통일부 당국자의 말을 인용 보도했습니다. 이 당국자가 말한 “다른 문제”는 대북지원 문제나 금강산 관광의 재개를 위한 남북 당국간 회담 등을 뜻하는 것으로 풀이됐습니다.

그러나 익명을 요구한 국책 연구기관의 전문가는 앞으로의 남북관계를 너무 장밋빛으로만 봐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향후 북한은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겨냥한 다양한 후속 조치를 함께 취하게 될 것으로 보이며, 이 과정에서 기대한 효과가 나오지 않을 경우, 언제든 장거리 미사일 발사나 핵실험, 또는 국지도발과 같은 행동을 취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또한 “앞으로 남북 당국간 접촉에서 다룰 사안들 중 쉽게 풀 수 있는 건 하나도 없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금강산 관광의 재개와 5.24 조치의 해제를 위해서는 각각 관광객 피격 사망 사건과 천안함 사건에 대한 북측의 해명과 책임자 처벌, 그리고 재발방지 조처가 뒤따라야 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번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무사히 끝난다고 하더라도 이는 말그대로 ‘첫단추’를 꿴 것일 뿐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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