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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개인 제조업 성행…"국영공장까지 임대"
데일리NK 2015-10-27 12:30:15 원문보기 관리자 1114 2015-10-29 09:21:43

평안남도 순천에 위치한 '탄광기계공장'의 건물 일부가 개인 제조업자에게 임대되고 있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북한의 개인 자본이 국가 생산시설로 확장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27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탄광기계공장의 건물 한 동이 신발을 만들려는 돈주에게 임대되어 이곳에서 신발이 생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공장 창고 건물을 돈주(錢主)에게 임대하여 '더벌이'를 실천하는 것은 공장 간부들에게도 이익"이라면서 이 같이 전했다. '더벌이'는 북한의 공장기업소들이 주어진 원료와 노동력을 이용해 국가지표를 생산하는 것 외에 추가 이윤활동을 의미한다. 

소식통은 “공장 간부들은 돈주가 생산하는 제품이 시장에서 충분히 팔릴 수 있는지 부터 검토한다"면서 "만약 상품성이 좋은 제품을 생산한다고 판단하면 돈주에게 공장 건물을 임대해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흔히 돈주라고 불리는 개인들이 국영 공장 건물을 임대해 생산시설을 갖추려는 이유는 '전기' 때문이다.

신발 생산의 경우 갑피와 중창은 개인들이 집에서 재봉기로도 만들 수 있지만, 신발 바닥창은 전기를 이용하는 설비가 필요하다. 파(破)고무를 기계로 분쇄해서 생고무와 휘발유로 섞은 다음 성형가공하는데 압축기가 필수다.

소식통은 "요즘에는 가내 수공업으로 물건을 만들어도 웬만큼 돈벌이가 되지만, 좀 더 욕심을 내서 대량으로 물건을 만들자면 결국 전기 문제에 부딪치게 된다"면서 "말로는 (공장에서) 놀리고 있는 건물을 이용해 국가 생산에 기여한다고 하지만, 결국은 공장에 공급되는 전기를 보고 들어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돈주는 그 공장에 전기가 제대로 보장되는지는 확인하고 공장 간부들과 계약을 맺는다"면서 "대략 판매 이윤의 30%를 임대료로 지급하기로 합의된다”고 말했다.

탄광기계공장은 탄광에서 필요한 장비 일체를 생산하는 곳으로 북한의 탄광들에서 사용되는 장비 대부분이 이 곳에서 생산된다. 철제품을 주요 원료로 다룬다는 점에서 일반 경공업공장들보다 국가로부터 배당되는 전기 공급이 많다.

그러나 이러한 '공장 건물 임대' 방식은 아직까지 일부 공장에서만 통용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소식통은 "군수공장은 그 기본 성격이 국가 비밀 시설이기 때문에 아무리 돈을 쏟아부어도 사민(私民)들이 접근할 수 없다"고 말했다.

북한의 돈주들이 소비제품 생산에 눈을 돌리는 것은 북한 시장화의 또 다른 단면으로 해석된다.

우선 북한 주민들의 구매력이 상대적으로 높아지면서 소비제품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북한 내부에서 종합시장이 발달하고 국영상점도 개인들에게 임대 운영되면서 소비제품 판매처도 크게 증가했다. 특히 '써비차' 등을 이용한 물류 이동이 개선되면서 '중국산 직수입'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높아졌다고 소식통은 분석했다.

과거 북한의 외화벌이 기관이나 돈주들은 중국 저장성(浙江省) 등 인건비가 싼 지역에서 생산된 저가(低價) 소비제품을 대량으로 수입해 북한 내부에 유통시켰다. 그러나 이런 저가 제품들은 오늘날 북한 주민들의 기호나 소비욕구를 충족하기 어렵다.  

한편,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의 종합시장들은 이미 '월동(越冬)제품' 준비 분위기로 전환됐다.

그는 “11월부터 종합시장 매대에는 겨울상품이 깔리는 시기라서 영리한 장사꾼들은 이미 겨울상품을 도매로 확보해 놓았다"면서 대표적인 상품으로 “겨울 신발"을 꼽았다.

북한의 대표적인 신발공장인 '평양신발공장'과 '신의주신발공장'은 주로 북한당국의 명절공급품과 관련된 국가지표를 할당 받기 때문에 국가공급이 시장수요를 따라가지 못한다. 이 틈새를 돈주들이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에서 신발시장의 성수기는 겨울이다. 겨울에는 동상을 막기 위해 솜신, 털신 수요가 폭증한다.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퉁발이'로 불리는 솜신은 검정색, 혹은 군복색 천에 솜을 넣고 만든다. 털신은 합성가죽에 압착솜이나 양털을 넣고 만든 부츠 형태다.

솜신과 털신의 품질을 좌우하는 것은 바닥창이다. 돈주들은 파고무를 종합시장에서 구매하여 바닥창을 생산한다. 신발 바닥창 생산에 고용된 사람들은 일종의 '유해(有害)노동자'로 대우 받아 일용직에 비해 두 세 배의 급여를 돈주로 부터 받고 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설송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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