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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수산물 수출 금지 명령…"군인들 먹여라"
데일리NK 2015-10-27 17:07:20 원문보기 관리자 1037 2015-10-29 09:21:46

북한 김정은이 일반 주민들과 군부대에 생선 공급을 늘리겠다며 수산자원 수출 금지 명령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강원도 소식통은 27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고급 어족을 비롯한 수산자원 수출을 전면 중단 할 데 대한 원수님(김정은) 방침이 최근 하달됐다”면서 “바다에서 잡은 물고기는 이제 국경 세관을 통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수산자원 수출 금지령으로 종합시장에 물고기 판매가 크게 늘어났다"면서 "바다와 세관을 오가던 냉동차들이 이제는 큰 도시와 내륙지방으로 돌아다니느라 바쁘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수산자원은 지난 20 여년 간 북한의 주요 외화벌이 자원이었다. 이익의 상당수는 '충성자금' 명목으로 김정은과 노동당으로 올라가거나, 김정은 이름으로 전해지는 '특별공급품'을 마련하는 재원으로 이용됐다. 

북한의 수산사업 기본 단위는 '수산사업소'다.  크게 당, 군, 내각이 제 각각 수산사업소를 운영하고 있다. 일단 노동당 직할로 대성총국이 운영하는 '수출수산사업소', 북한군 군단(軍團)별로 운영하고 있는 '18호 수산사업소', 기타 내각이 관리하는 인민경제 분야의 '지역 수산사업소' 등이 있다.

김정은의 방침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군부대 공급이다.

소식통은 "각 군단에서 운영하고 있는 수산사업소와 대성총국 산하 수출수산사업소가 잡은 물고기는 모두 인민무력부 후방총국이 갖게 됐다”면서 “수산사업소 마다 인민무력부에서 파견한 주재원들이 바다에서 잡아오는 물고기를 인근 부대에 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모두 중국으로 넘어가던 마른 낙지(오징어)와 냉동 낙지, 대게, 새우 등 동해 어종가 조개와 꽃게 등 서해 어종은 전량 군부대로 반입되고 있다”면서 “군대 간부들은 ‘오랜만에 비린내를 맡아 보게 됐다’며 매우 반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내각 관리 수산사업소들은 바다에서 획득한 자원을 종합시장에 내다 팔기 위해서 분주한 상황이다.

소식통은 “중국을 상대로 외화벌이를 해왔던 수출가공사업소들은 이제 국내 장마당을 통한 돈벌이로 돌아섰다”면서 “국경 세관으로 향하던 냉동차들이 이제는 평양, 평성, 사리원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정은의 방침과 관련 북한 내부에서는 벌써부터 두 가지 엇갈린 분석이 나오고 있다.

우선, 김정은의 금고가 상대적으로 넉넉해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북한의 수산사업소들이 벌어들이는 위안(元)화는 얕잡아 보기 어려운 규모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발표한 '2014년 북한 대외무역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이 수산자원을 중국에 수출해 벌어들인 돈이 1 억 4천 4백 만 달러에 육박한다.

특히 각 군단(軍團)에서 운영하는 수산 사업소와 대성총국 산하 수출수산사업소는 모두 노동당 자금 충당과 연관되어 있다.
 
북한군은 군단별로 각각 '18호 수산사업소'라는 동일 명칭의 수산사업소를 갖고 있다. 18호 수산사업소가 수산자원을 수출하게 되면 그 이윤은 각 군단의 유지 비용으로 사용된다. 그러나 이윤의 일부는 김일성 김정일 생일 마다 '충성자금'으로 바친다.

대성총국은 노동당 직할 외화벌이 사업소다. 동해와 서해에 도(道) 마다 1개의 수출수산사업소를 운영하며 이익은 모두 노동당 39호실로 올라간다. 

따라서 김정은이 당 자금 및 개인 통치자금에 대해 일정한 자신감을 갖고 있지 않다면, 이 처럼 수산물 수출 금지라는 특단의 조치를 내리기는 어렵다는 것이 소식통의 분석이다. 

한편으로는 김정은이 군부와 일반 주민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 무리한 공급정책을 전개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이어진다. "물고기를 많이 먹여라"는 식의 지시는 1990년대에나 통하던 발상이라는 것이다.

소식통은 "벌써 몇년 째 원수님께서 부지런히 군부대를 시찰하시면서 군인들 먹는 문제를 강조하셨는데, 아직 제대로 바뀐 것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원수님이 수 십 척의 어선을 수산사업소에 선물하기도 했지만 수산자원을 잡는 족족 외화벌이로 수출되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군 간부들의 반응과 수산사업 일꾼들의 반응이 극적으로 엇갈리고 있다.

그는 “지난 시기에는 구경조차 할 수 없었던 고급 어종들이 일반 병사와 군관 가족들에게 공급될 것이라며 환영하는 군 간부들도 있지만, 수산사업소 간부들은 모두 침통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군부대에 공급된 물고기가 벌써부터 종합시장으로 풀리는 경우가 많다"면서 "종합시장에서 물고기 값이 비싸니까 일부 군부대 간부들은 공급된 물고기를 종합시장에 내다 판다"고 강조했다.

소식통은 “장마당마다 수출용 냉동 물고기가 몰리는 데다 군부대에 공급된 물고기까지 풀리니까 물고기 가격은 날마다 하락하고 있다”면서 “물고기 값이 너무 비싸 간부들이 아니고는 감히 넘보지 못했던 고급어족을 지금은 누구나 쉽게 맛 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최송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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