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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호미자루
동지회 1 4283 2006-11-08 11:26:49
바그극 바극 바그극
잡초만 무성한 언덕위
소녀는 땅을 긁는다
낡고 몽드라진 호미자루
거기에 힘겨운 고사리 손

낮과 밤은 어느새
세 번이나 바뀌어도
소녀는 그냥 긁기만 한다
그리곤 채 못감긴
엄마 눈덩이의 파리떼를 쫓는다
광주리의 산나물도
인젠 동강난지 하룻밤

이제 눈에 눈물도 없는
이제 몸엔 땀방울도 없는
차거운 세상에 한탄할 기운마저도
깡그리 없는

그 소녀의 호미질 소리
지금도 나의 심장을 박박 긁는다
부디 그 소녀만이라도
살아 있어주렴

2005년 5월 한은희 리버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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