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호미자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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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그극 바극 바그극
잡초만 무성한 언덕위 소녀는 땅을 긁는다 낡고 몽드라진 호미자루 거기에 힘겨운 고사리 손 낮과 밤은 어느새 세 번이나 바뀌어도 소녀는 그냥 긁기만 한다 그리곤 채 못감긴 엄마 눈덩이의 파리떼를 쫓는다 광주리의 산나물도 인젠 동강난지 하룻밤 이제 눈에 눈물도 없는 이제 몸엔 땀방울도 없는 차거운 세상에 한탄할 기운마저도 깡그리 없는 그 소녀의 호미질 소리 지금도 나의 심장을 박박 긁는다 부디 그 소녀만이라도 살아 있어주렴 2005년 5월 한은희 리버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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