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권력 정치적 퇴로는 중국뿐(장진성) |
---|
북권력 정치적 퇴로는 중국 뿐 동아일보 12월 21일 장진성 칼럼
TV에서 김정일 사망 특보가 알려질 때 이 순간을 기다려 온 나이지만 이상하게 금방 차분해지는 느낌이었다. 언젠가는 이런 날이 반드시 오고야 말 것이라는 평소의 확신 때문만은 아니었다. 북한에서 김일성 사망을 체험했던 그때의 충격이 더 강해서일지도 모른다. 아니 나뿐 아니라 다른 탈북자들은 물론이고 북한 주민들의 정서도 비슷할 것이다. 외국 언론들이 김일성 사망 때보다 평양 거리가 비교적 온화한 분위기라고 전한 것도 그런 이유라고 본다. 그렇다고 김정은 정권이 금방 흔들리진 않는다. 북한은 그동안 김씨 세습만이 아니라 측근들도 부분권력을 함께 세습한 계층사회다. 또한 현재 북한 권력층에겐 정치적 퇴로가 중국밖에 없다. 사실 남한 정부가 북한 급변사태 시 북한 군인집단이 체제 이탈을 주도할 수 있도록 비무장지대 대북심리전 방송을 통해 친한(親韓) 공간을 조성했어야 했다. 그러면 그 지역 불안정 관리 명분으로 중국보다 한발 앞서 국제사회가 북한에 개입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자유통일보다 평화관리를 우선함으로써 한국은 스스로 그 출로를 포기했다.
국제동맹 앞세운 對中외교 절실 김일성 사망 땐 상징적 주석체계는 실종돼도 김정일 당조직부 유일 지도체제가 살아 있어 후계 안정이 이루어졌지만 김정은 정권은 지금부터 통치실권을 만들어야 하는 처지다. 앞으로 우리 정부는 국제동맹을 앞세워 대중외교로 북한 변화를 세밀히 관리해야 한다. 김정일 신격화에서 친중(親中) 사대주의로 북한 권력층의 충성가치관이 변하기 때문에 더욱 절실하다. 북한이 만약 대남도발을 감행한다면 내부 결속보다 남북 분단을 유지하는 친중 사대주의 정권 정체성을 과시하려는 것인 만큼 어리석은 착각을 감히 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 장진성 탈북시인
신고 0명
게시물신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