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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이 직접쓴글
Korea Republic of 진정한하나 0 509 2009-06-02 09:51:02
■ 2007년 평양 - 남북 정상회담

남북정상의 만남이 전 세계와 국민에게 주는 메시지가 얼마인가

사실 꼭 해야 되는 일이라서 하긴 하지마는, ‘어떤 결과를 만들 수 있을까?’ 심리적인 부담도 있고, 강한 희망과 기대가 있으니까 어느 쪽으로나 부담이 굉장히 많아요. 제가 할 수 있는 일에는 대개 예측 가능성이 있고 김정일 위원장이 내놓을 카드는 예측 가능성을 조금 넘어설 수 있는, 그래서 기대 이상의 소득을 거둘 가능성이 있었지요.

만난다는 것, 이것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2000년 정상회담 때 김대중 대통령, 김정일 위원장 악수하는 모습이 전 세계에 타전된 그 자체가 주는 메시지. 우리 국민들에게 주는 메시지. 특히 자식을 군대에 보내놓은 어머니에게 주는 메시지가 얼만지 그것 좀 생각해 보세요. 내가 북쪽에 대해 주어야 될 메시지는 우리는 당신들이 발전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협력하겠다는 것입니다.

처음엔 이야기가 꽉 막혔지만 역지사지로 풀어내

‘7·4 공동성명부터 여러 가지 선언 만들었는데 지금 그냥 종이짝에 불과한 것 아니냐. 우리 민족끼리 하기로 해놓고, 자주성이 없는 것 아니냐. 특구 하자고 하는데 우리로서는 아직까지 아무런 이득을 본 것이 없다. 하던 개성공단이나 잘 마무리 하고 다음에 생각해보자.’ 북한이 이렇게 나오니까 이야기가 꽉 막혔습니다.

뭐 하러 오라고 했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사람 오라 해놓고 이렇게 서로 논쟁이나 하자는 것은 아닐텐데. 그러다 머릿속에 하나 들어오는 것이 있었습니다. ‘아, 북한이 개혁·개방이라는 얘기에 대해 굉장한 거부감을 갖고 있구나.’ 그래서 점심 때 우리 수행원들하고 얘기하면서 ‘개혁·개방에 관한 얘기를 우리가 너무 일방적으로 하지 않았느냐’며 서로 역지사지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은 북에서 가장 유연한 사람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우리가 듣던 대로 거침없이 말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리고 대화가 되는 사람, 오래 얘기하면 말이 통할 수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실무적인 많은 문제에 대해 상당히 융통성 있고, 유연하게 어떤 결정들을 해 나갈 수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제가 북쪽에서 많은 사람을 만나 대화를 해보지는 않았지만 가장 유연하게 느껴진 사람은 김정일 위원장이었습니다.

회담에서 가장 공들였던 것은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이번 정상회담에서 가장 공을 들였던 것은 ‘서해 평화협력 특별지대’였습니다. 왜냐하면 그 안에는 NLL이 들어 있고, 여러 가지 경제적인 협력 과제가 한꺼번에 들어있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우리가 NLL 문제 때문에 충돌이 있었지 않습니까? NLL문제라는 것이 단박에 해결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또 아닙니다. 그래서 근본적인 문제는 뒤로 미루고, 그 위에 평화·경제협력 합의를 해서 일정한 평화지대를 만들어 놓으면 그야말로 그것은 꿩 먹고 알 먹는 좋은 사업 아니냐는 판단을 한 것입니다.

‘평화선언’ 합의도 역사적 사건

그 다음 평화선언도 중요합니다. 그것은 이미 9·19선언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9·19선언은 그 내용이 굉장히 풍부하게 되어 있어서 그 안에 없는 것이 없습니다. 그래서 ‘9·19선언 이행한다’고 하면 다 해결되는 것입니다.

일단 부시 대통령이 종전선언하자고 발언은 해 놓았지만, 그것이 아직까지 공식화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김정일 위원장하고 저하고 이것을 합의해버리면 순차적이기는 하지만, 그것이 공식화되는 것이지요. 그것을 굳히는데 상당히 의미가 있습니다. 그래서 평화선언에 관한 합의에도 상당히 공을 들였습니다.

‘다음 정부에 부담이 될 가능성’ 주장은 공연한 트집

한나라당이 ‘다음 정부에 부담을 준다. 다음 정부하고 노선이 틀리다’라고 주장하는 것은 공연한 정치적 트집입니다. 그 주장대로 될 가능성은 없습니다. 지금 이뤄지고 있는 남북관계의 주요사업은 한나라당 전신인 민정당·민자당이 집권했던 88년도 7.7선언에서부터 91년 남북기본합의까지, 한나라당이 만들어놓은 틀 위에서도 다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

한나라당에겐 없고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에겐 있었던 것이 한 가지 있죠. 바로 신뢰입니다. 남북 간 제도적인 합의가 부족한 것이 아니라, 남북 간에 신뢰가 없었던 것입니다. 남북 정상회담을 둘러싸고 여야 간에 무슨 많은 정책의 차이가 있는 것처럼 이해하고 그렇게 싸우는데, 실제 차이는 딱 한 가지, 신뢰성입니다.

상대방의 인격에 대한 신뢰나 상대방의 도덕성에 대한 신뢰하고는 조금 다릅니다. 상대방이 가장 불안하게 생각하는 것을 해소해 주는 것이 신뢰입니다 소위 말해서 흡수 통일, 무력 공격, 이런 것 아니겠습니까? 그걸 하지 않겠다고 확실하게 말해야 하고, 분명하게 믿게 해 주는 것이 신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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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출발 - 북핵문제

당선과 함께 시작된 북핵위기

당선되고 보니까 북핵문제 때문에 북미관계가 악화되고 ‘북한에 대해 폭격을 해야 된다’는 주장이 막 나오고 절박한 분위기였습니다. 그 뒤에 이렇게 한 고비 한 고비 넘어 왔습니다. 지난 4년을 돌이켜보면 참 우여곡절도 많았고, 아주 힘들었던 까마득한 옛날 얘기를 회상하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그 당시 북한 폭격설 때문에 우리 국민들이 불안해 하고 한국과 경제 거래를 하는 투자자들이 엄청난 영향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대통령으로서 아무 말도 안 하고 그냥 넘어갈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북폭, 그거 말도 안 되는 소리다. 북폭이라니, 있을 수 없는 일이다’라고 말하고 다녔습니다.

가장 시급했던 메시지, ‘한미관계 이상없다’

북핵문제로 경제 투자자가 빠져나갈 것이라고 해서 투자자 단체들도 찾아갔지요. 주한미상공회의소, 주한유럽상공회의소를 찾아갔지요. 찾아가서 ‘한국에 안보불안이 없다’고 말을 했는데 뜻밖의 질문을 받았습니다. ‘북핵 괜찮냐. 남북관계 괜찮냐’는 질문이 아니고 ‘한미 관계 괜찮냐. 한미 동맹 괜찮냐’고 자꾸 물었습니다.

언론과 야당에서 북핵문제를 자꾸 한미 간 갈등으로 몰아갔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한미 갈등을 걱정하는 사람들에게도 ‘잘 관리하고 있다’는 제스처가 필요했습니다. 주한미군 사령부에 가서 악수하고 사진 찍고 그랬는데 불가피한 일이었지만, 기분이 그렇게 좋았던 것은 아닙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세계 10위의 경제대국이라고 대한민국 대통령이 당선자 신분으로 주둔군 사령부 먼저 방문해 악수하고 사진 찍어야 되는 상황이 어디 정상적입니까? 그러나 서글프긴 하지만, 우리가 그렇게라도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그 당시 우리의 현실이었습니다.

한미 간 원만한 관계를 과시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급했습니다. 그래서 대통령 되고 제일 첫 번째 중대사가 미국 방문이었습니다. 그게 한반도의 상황이었습니다.

벼랑 끝에서 대화 해결 약속 받아내

핵문제가 터졌을 때 국내외에서 ‘칠 수도 있다’ 이렇게 나왔습니다. 그렇게 했을 때 북한이 할 수 있는 대안이 뭐겠습니까. 항복할 수는 없는 일이지 않습니까? 죽기 아니면 살기로 버티는 수밖에 없는 것이죠. 그래서 ‘칠 수도 있다’는 얘기가 나왔을 때 ‘명확하게 반대한다’고 얘기를 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과연 남북문제가 풀릴 수 있느냐?’ 이 문제로 미국과 상당히 많은 대화와 논쟁을 했습니다.

그래서 결국 한미정상회담을 기점으로 일단 평화적 해결, 대화에 의한 해결이라는 약속을 받아냈습니다. 그후 6자회담이 만들어졌지만 또 한 차례 갈등이 있다가, 북한의 핵 보유 선언이 나왔습니다. 그 다음 정동영 특사가 김정일 위원장 만나고, 9.19선언을 이끌어내고, 이제 잘 가는가 했니 BDA 사건이 불거져서 다시 미사일 발사, 핵실험까지 간 것 아닙니까?

북핵협상 가장 어렵게 만든 것은 언론과 한나라당

그때 제일 어려운 것은 우리 국내 언론과 한나라당입니다. 국내 언론과 한나라당이 미국의 강경파들보다 더 강경했습니다. 더 강하게 협박하고 더 강하게 비난하고. 제일 힘들었습니다. 지금 이 시점에서도 참 답답하게 느껴지는 것은 그때 그 사람들이 요구했던 대로 했더라면 지금 상황이 어떻게 됐을까하는 점입니다. 그렇게 해서 남북관계, 한반도와 동북아시아 평화를 어떻게 만들겠다는 것인지, 아무 대안도 없이 그냥 몰아만 붙였습니다. 그것이 제일 힘든 일이었지요.

북핵협상에서 일관되게 강조한 원칙은 ‘평화’

협상할 때 항상 쓰는 전략이론으로 당근과 채찍 이론이 있습니다. 그러나 대화를 얘기하더라도 채찍을 너무 강조하다 보면 결국 대화론이 아니고, 판이 깨지는 강경론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 수준을 적절하게 조절하면서 적어도 우리가 넘을 수 없는 선, 평화를 깨버릴 수 있는 위험한 채찍을 쓰지 않겠다는 원칙을 확고하게, 강하게 계속 주장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북한에 ‘당근을 제공하자. 이익을 제공하자’는 것입니다. 이익이란 것은 안전보장, 관계 정상화, 경제 지원, 이런 순서로 가는 것 아닙니까? 그런 방향으로 가기 위해 미국과의 사이에서도 굉장히 힘겨운 줄다리기를 우리가 하고 있는 것입니다.

“평화를 깨는 어떤 모험도 단호히 반대한다”

북핵문제는 그때그때 계속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고 상황이 아주 변화하는 것 같지만, 실제로 그 바탕에 깔려있는 본질적 구도는 변함없이 한 가지입니다. 북핵문제 바탕에 깔려 있는 그 본질적인 문제를 정확하게 바라보고 양쪽의 요구를 충족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죠.

미국이 5년 동안 한반도에서 얻은 확실한 정보는 한국 정부는 미국이 원하는 대로 일방적으로 북한에 대한 무력 공격이나 강한 압력의 행사, 그들이 원하는 만큼의 제재를 순순히 수용하지 않는다는 점일 것입니다. 절대로 평화를 깨는 어떤 모험도 단호하게 반대한다는 점을 여러 차례 경험을 거쳐서 확인했을 것입니다. 그것이 미국이 마지막에 결단을 하게 된 하나의 요인이 될 수 있었을 겁니다. 하여튼 이 문제가 풀려나간 서너 가지 요인 중에서 한국 정부의 일관성도 분명히 사태 해결에 한 계기를 제공했습니다.

지도자에게 무엇이 가장 중요한가

지도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역사적으로 이 시기에 우리가 해야 될 일이 뭐냐’는 것을 아는 것입니다. 역사에 대한 인식이 가장 중요한 것입니다. 저는 어떤 정치인을 평가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로 그 사람이 그 시기의 역사적 과제를 어떻게 이해하고 있었으며, 그 역사적 과제를 풀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가를 가장 중요한 평가의 잣대로 삼고 있습니다.

남북문제를 넘어 동북아 대결질서 극복해야

남북 간 평화와 통일을 그냥 남북 간의 문제로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습니다. 동북아시아에서 해양세력과 대륙세력의 대결은 400년 전 임진왜란 때 이미 시작된 것입니다. 그것이 나중에 어떤 냉전의 대치로 바뀌긴 했지만, 동북아 지역의 역사적 대결구도가 결국 한반도 분단의 원인으로 작용했고, 지금도 그 대결적 질서가 그냥 존재하고 있지 않습니까. 우리가 남북 간의 협력·통합을 이야기할 땐 항상 동북아시아 질서 전체를 놓고 전략을 짜나가야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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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정한하나 2009-06-02 09:51:59

    - 관리자에 의해 삭제되었습니다. 2009-06-02 11: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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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정한하나 2009-06-02 09:55:16
    ■ 이런 대통령을 꿈꿨다 - 낮은 권력, 높은 국민

    대통령의 ‘말’

    대통령이 될 줄 알았으면 미리 대통령의 말을 연습해두는 건데 윗자리에 앉으면 불안해서 잘 못 앉아 있고 말을 위엄 있게, 행동을 기품 있게 할 필요가 없는 환경 속에서 살았습니다. ‘준비 안 된 대통령’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데 다른 점은 승복하지 않지만 언어와 태도에서 품위를 만들어 나가는 준비가 부실했던 점은 인정을 하지요.

    시민과 함께 걷는 대통령을 꿈꿨다

    팔메 수상은 스웨덴의 아주 훌륭한 지도자로 케네디처럼 유명한데 그 사람이 86년경 경호를 해제하고 아내와 함께 극장에 갔다가 저격을 받아 죽어버렸습니다. 그러나 스웨덴 정부는 계엄이나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지 않았습니다. 우리나라는 팔메 수상처럼 자유롭게, 보통 시민과 같은 높이에서 걸어다니는 지도자가 없습니다. 스웨덴이라는 나라가 그렇게 부러웠습니다. ‘우리도 그런 나라 한 번 만들어보자.’ 이런 희망을 제가 얘기를 했었지요.

    참여정부 한 일 중 가장 중요한 것

    참여정부가 뭐했냐? 참여정부 기간 동안 해야 되는 일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게 뭐지요? 제가 공약한 것 아니겠습니까? 공약한 것 중에 못 이룬 것이 뭐지요? 상식이 통하고 원칙이 지켜지고, 법이 공정하게 집행되는 사회. 성적이 별로 나쁘진 않을 텐데요. 정경유착, 반칙과 특혜, 특권이 없는 사회. 성적이 별로 나쁘진 않을 텐데요.

    권력 줄였지만, 가장 힘있는 정부

    4대 권력기관 다 손 놓아버리고, 비합법적인 권력 수단은 일체 쓰지 않다보니까 보기에 따라 아주 약한 정부가 됐습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보면 다른 정부들이 해결하지 못한 문제들을 다 해결했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결과적으로 매우 강한 정부가 되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말하자면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가? 그것은 물리적인 권력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지지, 그 일의 정당성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제 앞으로 권력은 정통성에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직접쓴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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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림 2009-06-02 11:14:27
    거시기 눈에는 뭐시기만 보인다더니 진정한 하나님 당신글은 아래에 있잖아요.
    12855번........
    같은글을 도배하면 기분이 좋은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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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정한하나 2009-06-02 13:31:07
    그림님/어제 5개의 글을 올렸는데요? 노무현 전대통령이 직접쓴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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