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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덥히는 방법
Korea, Republic o 비둘기야 3 651 2009-09-25 17:22:14
하늘을 보니 제법 가을날씨답게 살짝
을씨년스러운 분위기가 풍기는듯 합니다.

며칠전 있었던 일을 시간난 김에 잠깐 올려드릴까 합니다.
다들 귀여운 아가들을 키우셔서 잘 아시겠지만
시기별로 예방접종을 하지요...
본인도 나라의 희망찬 미래=소중한 통돌이를
키우는지라 웬만한건 다 보건소 무료접종
을 하지만 또 일부 무료로 안되는 경우도
있는지라 병원에 종종 찾아갑니다.

며칠전 접종시기가 다 되었길래 아들넘의 손을 잡고 병원에 찾아갔지요...
제가 사는곳은 인구 16만명이 조금 윗도는 중소도시입니다.
한국정신문화의 수도라고는 하지만 외국인 백만명시대에 걸맞게 종종
까무잡잡하고 당췌 무슨 소리인지 알수 없는 대화를 열심히 하시는
외국인주부님들도 심심치 않게 볼수가 있지요...
글로벌시대다 보니 하고 자신을 위안하지만
단군의 자손으로 단일민족 운운 하던것은 이젠 역사책으로나
사라져야 하는걸까 하는 생각이 들때면 마음이 조금은
서글프기까지 하는걸 느끼군 한답니다.

특히나 병원에서는 더더구나 그렇답니다.
예전에 통돌이 아파서 가끔 입원했을때는 6인용병실임에도
3~4인은 베트남엄마들인지라
여기가 베트남이야? 한국이야? 본인도 심히 떨떠름했었던적도
가끔 있었더랬으니까요...
시골동네로 갈수록 베트남스러운 분위기가 더 짙어진다고나 해야 할까요?
아무튼...그랬습니다.

본론에서 잠시 도망가버렸네요...이해해주셔요.
차례를 기다리다가 접종주사(거금 4만원ㅠㅠ)를 어르고
달래가면서 맞히고 닭똥같은 눈물을
뚝뚝 떨구는 아들넘 둘러메고 나오는데
응급실쪽에서 높은 목소리가 들려오더군요...
무심결에 그쪽으로 가보았더니 백일 좀 지났을까 한 애기를 데리고
오신 젊은 엄마와 한 할머니가 계시더군요...
십년 타향살이에 느는건 눈치밖에 없는지라
딱 보아하니 며느리와 시어머니더라구요.

피부색을 보아하니 베트남은 아닌것 같고...혹시 중국인가?
이런 생각에 가보았더니 내 생각이 틀리진 않더라구요 이런...
(나 이제는 돗자리 사러 가야 하는건가? 농담입니다.)
문제는 응급실 선생님이 이런, 저런 상황들을 묻는데
시어머니는 따로 사시는지라 잘 모르시고, 이 중국며느리는 한국말을
잘 하질 못하는겁니다.
이때 제가 비록 유창한 한어실력은 아니지만
중국에서 머물때 귀동냥으로 배웠던 중국말로 물어가면서
떠듬 떠듬 상황을 정리해나갔지요...

언제부터 열이 났느냐? 몇번 토했느냐? 설사는 몇번 했느냐?
아기대변색갈을 어땠느냐? 등등
아무튼 거창하게 외교장관급 통역은 아니더라도 생활적인 용어들을
묻고 답하기엔 큰 무리가 없었는지라 의사선생님도 또 중국아기엄마도
갑자기 나타난 저때문에 무척이나 안도하는 모습이였습니다.
시어머님도 농사만 지으시던 순박하신 분이신지라
놀랜 가슴 쓸어내리셨구요...
본의아니게 맡게된 의료도우미 비슷한 상황에 저도 웃음을 머금었습니다.

그렇게 손잡고 다니면서 검사를 마치고 입원수속도
밟아주고 병실안내까지 해주고나니까 뒤늦게 허겁지겁
회사에서 일하고있던 신랑이 도착했더라구요...
정말 고맙다고 저의 두손을 부여잡고 인사를 거듭 하면서
사주시는 음료수 한잔 즐겁게 마시고
예정보다 늦긴 했었지만 유쾌한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쎄쎄,쎄쎄, 깐쒜 닌더 빵주"(고마워, 고마워, 당신의 도움이 감사해)
를 연발하던 앳된 중국애기엄마의 모습이
며칠 지난 지금도 생생히 떠오릅니다.

정말 별거 아닌 일이였지만 우연하게 나의 도움이 필요한 곳이 있었다는것과
도움을 줄수 있었음에 참으로 흐뭇한 시간들이였습니다.
갈길 바쁘다 재촉만 하지 마시고 잠깐 머물러 주위를 돌아보며는
우리들의 작은 도움을 필요로 하는것은 정말
적지 않음을 아실수 있을겁니다.
또 그러한 우리들의 소소한 도움으로 인하여
세상은 보다 더 따뜻한 웃음으로 넘쳐날수도 있을꺼구요...


살아가면서 도움을 받고, 또 도움을 줄수 있어서 행복한것이 바로
우리가 숨쉬며 살아가는 세상이고,
더불어 다 함께 희망찬 내일로 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는것 아닐까 하는
생각을 다시금 해보는 순간들이 되었습니다.
안그래도 아침저녘으로 쌀쌀한 날씨지만 작은 도움이나마
베풀고, 받을수 있음에 마음이 훈훈한 나날들이였으면 좋겠습니다.

즐거운 주말이 다가옵니다.
한주 맡겨진 업무를 다하시느라 성실하게 열심히 보내신
우리 님들께서 피로에 지친 심신을
달래어줄 평화로운 시간들 보내시길 바랍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아하는 회원 : 3
더샌드맨 산노루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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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감사 2009-09-25 17:47:37
    좋은글 올려주셔서 눈이 호강하고
    맘이 즐겁게 머물다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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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라사대 2009-09-25 18:05:51
    그렇습니다.

    제가 민족 분열을 이간조성을 반대하는 이유가 본문 비들기야님 마음처럼

    나의작은 손길이 상대한테 큰도움이 될수있기 때문입니다.

    민족성을 떠나 나한테 하찬은 도움이 상대한테는 큰 도움이되고 그 도움으로 난 뿌듯한 감정을 받기 때문입니다.

    위에본물 글처럼 중국애기엄마 언어 소통이 안되어 난감할때 통역을 해주는 사람은 별게아니지만 중국애기 엄마 한테는 위험한고비도 넘길수있기때문 입니다.

    우리가 조선족을 미워하지만 중국 여행길을 다니다 보면 언어가 때문에 곤란한 일이 참많습니다,

    마찬가지로 탈북자 분들도 처음에 중국으로 걸처 생활을 하지만 전부 조선족 도움을 받을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탈북자분들한테 조선족을 무조건 나쁘다고만 생각하지말고( 공과사)을 구분 해주길 바라는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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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샌드맨 2009-09-26 00:07:11
    비둘기야님.

    항상 대하게 되는 글만큼이나 역시 마음도 따뜻한 분입니다.
    비둘기야님의 도움이 그 중국인 새댁에게는 얼마나 큰 고마움으로 다가왔을 지는 보지 않아도 짐작이 갑니다.
    참 좋은 일 하셨습니다.

    언제나 그렇지만 비둘기야님의 글을 읽다 보면 제 마음도 따뜻해지네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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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노루 2009-09-26 03:08:00
    세상의 아름다운 것들 중 하나가 미소와 함께 내밀어지는 그 손길이 아닌가 싶습니다.
    때로 일상에 바빠 동동걸음을 칠지라도 주변을 돌아볼 줄 아시는 비둘기야님의 그 고운 마음이 돋보입니다. 살맛 나는 세상이 별것일까요? 님같은 분들이 많아짐에 따라 사람내음 나는 세상이 될 것을 굳게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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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봄님 2009-09-26 08:10:49
    비둘기야님//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건강하시고 일상에 늘 행복이 함께 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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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둘기야 2009-09-28 02:18:08
    다들 건강하시지요?
    이리 저리 쫓겨다니면서 피눈물을 머금고 배웠던 중국말이엿는데
    오늘날 당당하게 살아가는 한국땅에서
    중국사람에게 도움을 줄수 있었다는 그 아이러니함에
    돌고 도는게 세상사라더니 하는 말이 불현듯 떠올랐답니다.
    오늘도 미소짓는 하루가 되었음에 감사하면서 여러 님들의
    몸건강하심을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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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의행복 2009-09-29 17:51:52
    비둘기야님 글 잘 읽었습니다. 넘 따뜻한 분이시네요.. 글 읽으면서 당신의 마음도 함께 읽었습니다. 부디 건강하시고 항상 행복하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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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늘이여 2009-11-30 22:35:36
    오늘도 잠깐들어왓다가 좋은글읽고 갑니다..앞으로도 님의 마음이 우리네동포들의 마음속에 항상좋은 마음으로 간직하고 가길 님이 좋은글 앞으로도 많이 써주시길 바랍니다.........아들 통통이도 잘키우시고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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