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인들에게 바치는시] 우리의 반쪽 핏줄에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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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반쪽 핏줄에게 모두들 잠이든 고요한 새벽에 당신들의 신음소리를 듣지 못했습니다. 우리의 어머니 아버지 아들과 딸이 부서지는 아픔과 찢겨지는 아픔을 우리는 정작 몰랐습니다. 반쪽 땅에서 배부르게 먹고 따스한 방에서 잠이 들 때 차가운 새벽의 이슬을 맞으며 수많은 사람의 눈물로 얼룩진 두만강을 건너야만 하는 아픔을 우리는 몰랐습니다. 당신들의 찢겨지는 살갗과 알알이 박히는 마음의 설움으로 먼동이 터오고 수많은 어린아이들의 비명소리로 마음의 꽃이 떨어지는 줄 우리는 몰랐습니다. 반백년 우리의 조상들의 잘못으로 우리 반 핏줄의 어린가슴에 못 박힌 상처를 주고 고향에 둔 가족들은 밤새 잠을 이루지 못하는 슬픔을 우리는 몰랐습니다. 잔인한 사람들의 독제와 폭력을 피해서 제삼국으로 마음에 뜨거운 불덩이를 안고 떠나야만 하는 그 심정을 헤아리지 못했습니다. 당신들이 한 목소리로 쉰 목을 다하여 살려달라고 외칠 때 우리는 우리의 배를 채우기 위해 당신들의 눈물 섞인 목소리를 외면했습니다. 당신들의 아들과 딸 부모들이 만리타국에서 소리 없이 죽어가는 것을 귀로 듣고 눈으로 보면서도 우리는 외면했습니다. 젊은 청년들은 아름다운 청춘을 잃고 젊은 여자들은 마음의 향기를 잃고 어린아이들은 가족의 행복을 잃고 부모들은 자식을 잃은 슬픔만이 고스란히 남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우리는 외면했습니다. 이제는 말하고 싶습니다. 미안하다고 정말 몰랐었다고. 그 말이 아무런 위안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우리의 마음의 짐을 조금이라도 덜기위해 이기적인 말이라도 하려합니다. 당신들이 목숨을 걸고 자유를 찾아서 떠나는 길에 힘없는 손길로 멀리서나마 기도합니다. 가족과 고향을 잃은 슬픔은 그 무엇으로 대신할 수 없기에 그리움의 눈물로만 간신히 위로가 된다는 것을 우리는 이제야 느낍니다. 2008년 진이 씀. 이 시를 탈북자 여러분께 바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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