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 피와 눈물 지어짠 '김정일 선물통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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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은 북한이 김일성 생일(4월15일)과 함께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김정일의 생일이다. 역사적으로 세계 모든 독재자의 공통점이 바로 선물 정치다. 그들은 체제 유지를 위해 자신의 측근과 충성분자에게 비싼 선물을 아낌없이 주고 또 줬다. 김정일의 선물정치는 가히 유명했다. 북한에서 선물이란 용어는 김정일이 인민들에게 하사하는 물품과 반대로 인민들이 그에게 올리는 진상품에만 붙는 특수용어이다. 필자가 평양에서 29년간 살면서 일반인들이 서로 물건을 주고받으며 ‘나의 선물’, ‘친구가 준 선물’이라는 표현은 쉽게 들어보지 못했다.생전에 김정일은 국가명절인 양력설(1월1일), 자신의 생일, 김일성 생일, 국경일(9월9일), 노동당 기념일(10월10일) 등에 어김없이 간부들에게 선물을 돌렸다. 종류는 받는 사람의 직위에 따라 다른데 식료품 꾸러미를 비롯해 컬러TV, 냉장고까지 다양하다. 새로 임명되거나 승진한 최측근 및 특정인에게는 미화 100달러짜리가 수십장 든 봉투도 줬다. 그는 자신이 보고 만족한 영화의 주연배우나 국제경기에서 우승한 선수에게도 고급주택과 벤츠 승용차를 나눠줬다. 국제경기 시상식에서 북한 선수들이 눈물을 흘리며 김정일을 홍보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듣기 좋아 인민의 나라이지, 실제는 간부의 나라인 북한에서 김정일의 선물 수령대상은 노동당 체제를 떠받치는 핵심이며 항일빨치산 가족, 혁명열사 유가족, 전쟁 참가 공로자를 포함해 대략 2만∼3만명이다. 극소수 특권층인 이들에게는 일반생필품도 정기적으로 공급되는데, 그때마다 비공개 강연을 통해 ‘위대한 김정일 장군님의 특별한 사랑으로 주시는 하늘보다 높고 바다보다 깊은 배려입니다’라고 귀에 못이 박히도록 연설을 한다. 노동당의 선전대로 무엇을 공급받는 것 자체가 모두 그의 선물이고 배려이다. 심지어 남한과 외국에서 들어온 각종 지원물자도 김정일의 선물이 된다.내가 평양에서 난생 처음 받았던 선물은 7세 유치원 시절 김정일 생일날 받은 간식 꾸러미인데 사탕과자, 껌, 젤리 등이 1kg가량 들어 있었다. 평양시민이 명절에 술 1병, 두부 1모를 받아도 그것은 김정일의 선물이다. 그것이 자신들의 피와 땀인 줄도 모른 채 ‘공짜 선물’인 줄 알고 눈물까지 흘리며 받는 북한 주민 대부분이 죽으로 연명하는 비참한 삶의 처지에 있다.그런데 죽은 시신을 호화궁전에 안치한 것도 모자라 그의 생일을 ‘광명성절’(국가기념일)로 지정했다. 천년바위에 김정일의 이름을 새기는 충성작업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으며, 기념주화를 만들고 초대형 동상을 제작하는 비정상적인 집단이 바로 북한이다. 평생토록 인민들에게 많은 선물을 받고 간부에게만 자신의 선물을 줬던 김정일도 호의호식하며 오래 살 듯 보였으나 결국 저승으로 갔다. 단지 아버지 잘 만난 덕에 일생을 절대독재자로 살았던 김정일이다.
- 림일 탈북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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