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부부의 인생예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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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의 맛'으로 희망 담가요, 탈북자 부부의 인생예찬10년전 탈북, 합천 정재원 씨 한국서 부인 이정희 씨 만나 악착같이 돈벌어 밑천 마련
29일 경남 합천군 청덕면 평촌마을 삼수갑산 농원에서 정재원 씨와 부인 이정희 씨가 160여 개의 옹기에 담근 된장을 확인해 보고 있다. 이완용 기자 "북한에서 어릴 적부터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된장이나 간장 만드는 것을 보며 자랐습니다. 남한에서도 이 일을 하면 꼭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탈북 10여년 만에 꿈에 그리던 장 만들기 사업을 하게 됐습니다." 탈
북자 부부가 우리 사회에서는 낯선 북한식 된장과 간장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지난해부터 경남 합천군 청덕면 평촌마을에서 콩밭을
일구고 있는 북한이탈주민 정재원(60) 씨와 이정희(여·45) 씨. 이들은 이제 한국사회에서 농부이자 사업가의 꿈을 실현시킬
희망에 부풀어 있다. 정 씨는 함경도 혜산시의 인민위원회에서 중소기업 지원담당 업무를
맡고 있다가 탈북, 러시아와 독일을 거쳐 지난 2004년 한국으로 들어왔다. 부인과 아들(28), 딸(31)도 뒤이어 남쪽으로
왔다. 정 씨와 이 씨는 2006년 탈북자들이 자주 모이는 부산의 한 교회에서 만나 부부의 인연을 맺었다. 정 씨의 전 부인은
한국에 온 지 얼마되지 않아 세상을 떠났다. 이 씨도 재혼이다. 정 씨는 한국에
정착한 뒤 처음에는 정부가 알선해 준 부산 녹산공단의 자그마한 회사에 다니며 생활했다. 그러다가 진해에서 고물상을 하며 돈을
벌었다. 부부는 악착같이 일했다. 힘들고 어려운 일이 닥치면 북한에서의 생활을 회상하며 이를 악물었다. 인민군 특수부대
상위(우리나라의 대위계급) 출신인 그는 어려울 때마다 군인정신으로 버텨냈다. 부부는 이런 노력 덕분에 고물상을 시작한 지 5년여
만에 적지 않은 돈을 모을 수 있었다. 잠시 한숨을 돌릴 때쯤 장 씨는 어릴 때부터
봐온 장 담그기가 생각났다. 고물상 한쪽에 장독을 두고 북한식 된장담그기를 시도해 봤다. 하지만 기온이 북한보다 높아 번번이
실패로 돌아갔다. 결의를 다진 정 씨 부부는 그동안 번 돈을 털어 합천에 1000여 평의 농지를 산 뒤 다시 도전에 나섰다.
상호는 '삼수갑산'이라고 지었다. 자신의 고향이 함경도 삼수군인 데다 한국사회에서는 갑산군과 함께 북한 최대의 오지로 알려져 있어
청정지역이라는 이미지를 심을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내친 김에 역시 탈북자인 76세 할아버지와 70세 할머니도 모시고 왔다. 이들 부부는 탈북 이후 자식들이 사망해 갈 곳 없어 하던 이들을 교회에서 만나 마치 부모처럼 대하고 있다. 부
부는 올해 된장 10t과 간장 5t, 고추장 2t을 만들었다. 장사에는 문외한인 까닭에 판매는 시원찮다. 인터넷을 사용할 줄 몰라
다니는 교회를 중심으로 단골손님에게만 조금씩 팔고 있다. 하지만 걱정은 하지 않는다. 새로운 땅에서 펼쳐갈 희망이 있어서다. "우리처럼 탈북해서 자유를 누리는 사람들이 얼마나 행복한지 아무도 모릅니다. 맛있는 북한식 장류를 제대로 만들어 우리 이웃들이 새로운 장류를 맛보도록 하고 싶습니다."
http://www.kookje.co.kr/news2011/asp/newsbody.asp?code=0300&key=20130330.22001215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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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노력한결과입니다 모든탈북자들이 이부부처럼 노력하면 얼마나 좋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