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러나지 않는 '슈퍼 갑', 막강 영향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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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대한민국 국회 보좌관, 그들은?
권기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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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6-08 [08:29:39]
| 수정시간: 2013-06-10 [14:32:30]
| 4면
▲ 대한민국 권력 실세들도 함부로 하지 못하는
국회 보좌관들은 세간에 알려진 것 이상의 파워를 갖고 있다. 사진은 지난 5일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보좌진들이
장관의 답변을 경청하면서 의원들의 질의서를 준비하는 장면. 박희만 기자 ph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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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이 마이크 앞에서 세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사이 이들을 더욱 빛나게 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대한민국 국회
보좌관이다. 의원이 대중적 파워를 자랑하는 반면 이들은 드러나지 않는 힘을 보유하고 있다. 때론 세간에 알려진 것 이상의 파워를
갖고 있다. 국회 보좌관은 자기가 모시는 국회의원을 제외하곤 이른바 '슈퍼 갑'에 속한다. 권력의 실세들도 보좌관들을 함부로
대하지 못한다. 그들의 영향력을 잘 알기 때문이다. ■정·관계 두루 포진 현행법상 국회의원은 2명의 보좌관을 두도록 돼있다. 보좌관 밑에 비서관(5급) 2명과 6·7·9급 비서, 인턴들이 있다. 보좌관은 명절휴가비와 정근수당 등을 포함해 7천149만 원(세전)의 연봉을 받는다. 그렇지만 보좌관들에겐 고액 연봉보다 더 중요한게 있다. 그것은 막강한 파워이다. 보좌관의 직급은 4급이다. 정부 부처로 치면 서기관이고 과장급에 해당된다. 하지만 보좌관을 4급으로만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보좌관들이 상대하는 사람은 정부 부처의 같은 직급(과장)이 아니다. 이들의 상대는 주로 장·차관들이다. 1~2급 이하 공무원을 잘 상대하지 않은 보좌관도 몇몇 있다. 국회에는 엄청나게 많은 정보가 몰려든다. 한마디로 '정보의 보고'이다. 대부분은 정부의 아픈 곳을 건드리는 정보들이다. 장·차관들이 보좌관의 전화를 무시할 수 없는 이유이다. 보좌관은 '요직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보좌관 출신들이 우리 사회의 곳곳에, 그것도 '노른자위'에 두루 진출해 있다. 우 선 국회의원 중에 보좌관 출신들이 많다. 부산·울산·경남(PK)에도 이진복·유재중·김태호·이헌승 의원이 모두 보좌관을 지냈다. 국회의원을 보좌하면서 터득한 노하우가 이들을 '배지'의 길로 이끈 것이다. 과거 상도동과 동교동계, 노무현 전 대통령 측근 그룹 중에도 보좌관 출신들이 많다. 청와대와 정부 요직에도 보좌관들이 대거 진출해 있다. 청와대 비서실장실 이태호 선임행정관은 허태열 실장을 오랫동안 보좌했고, 이상민(민정비서관실) 오도성(국민소통비서관실) 최진웅(연설기록비서관실) 김춘식(기획비서관실) 양창호(공직기강비서관실) 정원동(정무수석 비서실) 행정관도 모두 국회 보좌관 출신이다. 조민희(해양수산부장관) 박병철(국토교통부장관) 정책보좌관도 각각 이헌승·김재경 의원 보좌관을 지냈다. 부 산시의회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최형욱(정의화 의원) 기획재경위원장과 김선길(김무성 의원) 운영위원장도 보좌관 출신이고, 경남도의회 새누리당 원내대표인 강석주 도의원도 김동욱 전 의원 보좌관을 지냈다. 경남 진주 출신의 황신용씨는 국회 보좌관과 청와대 행정관을 거쳐 최근 SK플래닛 대외협력실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보좌 관은 법안 제·개정과 예산안 심사 등 국정전반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국회 보좌관 출신인 김훈식 부산국제교류재단 사무차장은 "보좌관은 국회의원의 대리인으로 법안 제·개정, 예·결산안 심의 등 국회의원의 권한 대부분을 위임받아 행사한다"고 말했다. 그도 손태인·김정숙 전 의원 보좌관을 하면서 명성을 떨치기도 했다. ■불안정한 신분 세상사가 다 그렇듯 좋은 점이 있으면 나쁜 점이 있기 마련이다. 보 좌관은 신분이 불안정하다. 국회의원이 그만두라고 하면 언제든 떠나야 하고, 모시는 국회의원이 낙천·낙선하면 다른 방을 찾아야 한다. 요즘은 보좌관의 인기가 높아 사법시험이나 로스쿨 출신들도 많고 박사급도 수두룩하다. 하지만 그들도 경우에 따라선 '파리목숨'이 될 수 있다. 생활도 불규칙적이다. 주요 현안이 발생하거나 국정감사 때는 개인생활이 거의 없다. 국회에서 '명 보좌관'으로 소문나 있는 윤위(유재중 의원실) 보좌관의 하루(5월30일)를 들여다봤다. 그는 오전 6시20분에 집을 나서 오후 11시 퇴근할때까지 무려 10건이 넘는 일정을 소화했다. 유 의원이 국회 보건복지위 간사로 있다 보니 박근혜 대통령의 핵심 대선공약인 보건복지 관련 사안들이 윤 보좌관에게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그는 유 의원이 주도한 '치매예방관리법' 제정에 힘을 보탠 것을 보람으로 느낀다고 말했다. 비리사건에 연루되거나 고압적 태도로 지탄을 받았던 보좌관들도 더러 있다. 하 지만 국회 보좌관이 우리 사회에 기여하는 바는 매우 크다. 국민들에겐 '영원한 갑'인 중앙정부 공무원도 견제해야 하고, 국민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고 아픈 곳을 어루만져 줘야 한다. 국회의원이 잘못된 길을 가면 쓴소리로 바로 잡아야 한다. 그게 국회 보좌관의 존재 이유이다. 권기택 기자 kt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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