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쪽에서 온 편지(제2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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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쪽에서 온 편지]
장성택
(제2회: 조어대)
NA: 분단의 땅 한반도! 두 동강난 국토의 허리를 부여잡고 온 민족이 분단의 통증을 호소하고 있는 지금. 세상과 단절된 은둔의 땅 북한에서는 과연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자료: 천하의 만고역적 장성택에 대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가안전보위부특별군사재판이 12월 12일에 진행되었다.
자료: [한국반응] [미국반응] [일본반응] [중국반응] [북한주민반응]
자료: 흉악한 정치적 야심가, 음모가이며 만고역적인 장성택을 혁명의 이름으로, 인민의 이름으로 준열히 단죄규탄하면서 공화국형법 제60조에 따라 사형에 처하기로 판결하였다. 판결은 즉시에 집행되었다. (강열한 리듬음악 뚝- 그치고)
자료: “앞에 놓여진 목표 장성택을 조준하여, 점발로~ 쐇!”
(연달아 공명되는 총성, 총성, 총성./ 그 여진을 타고 조용히 시작되는 “저녁종소리”음악)
김경희: 여보, 왜 그랬어요? 왜 그러신 거예요? 뭐가 그리 억울하셨기에... 스스로 그 길을 택하신 거예요? 그리 가시면... 그렇게 혼자 가면 난 어떡해요? 당신 없는 세상에서 이제 난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요? 여보, 여~ 보~ (소리 없이 흐느낀다)
장성택: 미안하오. 당신을 만나 한세상 여한 없이 살다가 가오. 역사가 오늘을 장성택의 무기력한 죽음으로 기억한대도 난... ... 당신을 만나 살아온 그동안의 시간들을 당신과 나만의 역사 속에 고이 간직하고 싶구려. 우리 다음세상에선 이런 숨 막히 는 독재국가에 공주와 부마가 아닌, 자유롭고 평등한 나라에서 그저 평범한 가문의 연인으로 만납시다. 잘 있소. 여보! (음악고조)
NA: 왜 그랬을까? 무엇이 그토록 젊은 지도자의 분노를 사게 했던 걸까? 김정은은 왜 자기 고모부를 처형한 걸까? 장성택은 조카에게 어떤 잘못을 했기에 비참한 죽임을 당해야 했던 걸까?
전 세계가 장성택 처형소식으로 충격에 빠져있던 어느 날, 장성택처형사건의 미스터리를 풀어 줄 편지 한 장이 왔다. 그것은... ... ... 북쪽에서 온 편지였다.
연속방송극, “북쪽에서 온 편지”, (장성택 편), -제2회: 조어대-
(“겨울종소리”음악이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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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걸음소리/ 집무실 문 열리자)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 김원홍입니다. 김정은: 무슨 일이오? 김원홍: 중국을 방문 중인 장성택부장이 조어대 18호루에 들어갔답니다. 김정은: 조어대 18호루? 그게 뭡니까? 김원홍: 조어대는 중국최고의 영빈관입니다. 그 중에서도 18호루는 아주 특별한 곳이지요. 미국대통령이나 영국여왕이 중국을 방문했을 때 들었던 숙소가 바로 조어대 18호 루입니다. 김정은: 그래요? 김원홍: 수령님께서도 생전에 중국을 방문하실 때마다 드셨던 곳이 조어대 18호루입니다. 그곳에 지금 장부장이 들어가 있습니다. 국가원수의 대우를 받고 있다는 뜻입니다. 김정은: 음... 김원홍: 저희 해외반탐국보위원들의 보고에 의하면 이번에 중국정부에서 장부장에게 외교 관례에 없는 파격적인 대우를 해주고 있다고 합니다. 김정은: 그게 뭐 어때서요? 내 특사자격으로 방문한 장부장을 중국정부에서 파격대우해주는 게... 뭐 문제라도 됩니까? 김원홍: 문제는 이 모든 걸 준비한 게... 김정남이라는 사실입니다. 김정은: 김정남? 김정은: 예. 김정남은 중국태자당 자녀들과 아주 긴밀한 친분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이번에 장부장이 외교관례에 없는 예외적인 대우를 받게 된 것도 다 김정남이 배후에서 태자당 자녀들을 움직인 결괍니다. 김정은: (묘한 어조로) 그래요? 김원홍: 그리고 장례식 때 귀국했던 김정남이 장부장을 만나 이번 방중에 대한 밀담을 미리 나눴다는 정보도 있습니다. 김정은: 밀담? 김원홍: 예. 개혁개방과 관련해서 중국지도부와 모종의 암약이 있었던 걸로 추정됩니다. 김정은: 그 추정소리, 그만 좀 하시오! 확인된 자료만 말하란 말이오! 김원홍: 죄송합니다. 김정은: 분명히 말해두겠소. 장부장은 내 고모부요! 친 혈육이다 이 말입니다. 두 번 다시 내 앞에서 장부장에 대한 확인되지 않은 얘긴, 꺼내지 마시오. 내 말 무슨 뜻인지 아시겠소? 김원홍: 명심하겠습니다.
NA: 큰소리는 쳤지만 그것은 의미 없이 돌아오는 메아리 같은 것이었다. 지금 김정은에 겐 장성택이 비밀리에 김정남을 만나 무엇을 했는지, 중국을 방문 중인 장성택이 어떤 대우를 받았는지가 중요하지 않았다. 정치를 하기엔 너무 이른 나이에 부친을 잃고 세상에 홀로 남게 된 그에게 있어 지금 제일 필요한 건... 정이었다. 유일하게 남은 고모와, 할아버지 때부터 삼 대째 정치2인자로 살아온 고모부에 대 한 믿음과 기대가 전부였던 김정은에게 지금 국가안전보위부장 김원홍은 가장 불편 한 진실을 말하고 있었던 것이다. 한편 조아루에선...
(등려군의“월량대표아적심”이 시작된다) (1절이 다 끝나고 나면 흐르는 선율 속에)
장성택: (거나한 어조로)역시 등려군이야! 인정! 캬~ 이러니 낮에는 “대등”이 지배하고 밤에는 “소등”이 지배한단 말이 나올 수밖에, 안 그래? 장수길이! 장수길: 지당한 말씀입니다. 사실 중국은 거대한 등불의 나라죠. 밤이면 불빛이 하도 눈부셔 어느 게 큰 등불이고 작은 등불인지 통~ 가려내기 쉽지 않다니까요. 장성택: 으하하하.... 으하하하.... 으흐흐흐 장수길: 아니 왜 그러십니까? 장성택: 으하하하.... 여간부: (소곤모드) 야참, 부부장동지, 그런 말이 아닙니다. 장수길: (소곤모드) 그럼 무슨 말인데? 아 어서 말해봐. 여간부: (겨우 웃음 참으며) 방금 1번 동지가 하신 말씀은 “낮에는 등소평이 중국을 지배하고 밤에는 등려군이 지배한다.”는 말입니다. 장수길: (소곤모드) 등소평은 알겠는데... 등려군은 누군가? 여간부: (소곤모드) 이 노래를 부른 가숩니다. “월량대표아적심”이란 노랜데 “달빛이 내 마음을 대신하네.“란 뜻입니다. 하도 노래를 잘 불러서 한때 중국의 밤은 등려군이 지배했 을 정도였다는 말입니다. 장수길: (소곤모드) 아하~ 그래? 장성택: 뭘 그리 소곤대나? 이왕 알려줄 거면 가사내용도 시원히 읊어봐. 여간부: 예. 1번 동지. -2절 노래가 시작되는 속에
여간부: 당신은 내게 물었죠. 얼마나 당신을 사랑하는지 내가 당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내 마음은 진실합니다. 내 사랑도 진실하답니다. 저 달빛이 내 사랑을 대신합니다. (노래가 끝난다.)
장수길: 캬아~ 기 딱 막히는데요? 장성택: 이봐, 장수길이! 당신 승리무역회사사장으로 있을 때, 중국나와 살다시피 했다면서? 장수길: 아 예에. 장성택: 근데도 등려군을 몰라? 정치를 하든, 무역을 하던 상식은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장수길: 아 네에, 명심하겠습니다. 역시 1번 동진 탁월한 식견을 가지고 계십니다. 자 한잔 쭉- 내시지요. (맥주 한잔 시원하게 들이 키고 나서)
장성택: 캬아~ 갔던 일은 어찌 됐나? 장수길: 적극적입니다. 개혁개방만 받아들인다면 중국지도부에서도 1번 동지를 팍팍 밀어 드리겠답니다. 장성택: 흥, 개혁개방이라~ 장수길: 왜 그러십니까? 장성택: 그게 말처럼 쉽지 않으니 말이지. 아마도 오랜 시간이 걸릴 거야. 오랜 시간이! 장수길: 저... 그게 (잠시 머뭇대다가) 솔직하게 말씀드려도 되겠습니까? 장성택: 말해봐. 장수길: 이런 얘기, 어찌 들으실지 모르시겠지만... 이 개혁개방이란 것이 지금 조국현실에선 솔직히 불가능하지 않겠습니까? 장성택: 그래서? 장수길: 기와 한 장 아끼려다가 대들보 썩힌단 말이 있지 않습니까. 모든 일엔 다 때가 있는 법, 어쩌면 지금이 적기가 아닌가 싶은데요. 1번 동지만 결심하시면 저희들은 언제든 따를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장성택: 지금 무슨 말을 하자는 건가? 장수길: 짐작하시는 그대롭니다. 장성택: 이봐, 장수길이! 여간부: 이건 장수길 부부장동지 생각만이 아닙니다. 조국의 미래를 걱정하는 많은 동지들 의 한결같은 생각입니다. 언제까지 가난국가라는 오명을 쓰고 살 순 없는 일 아니 겠습니까? 중대결정을 내리셔야 합니다. 장수길: 제 비록 등려군은 몰라도 등소평은 잘 압니다.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잡으면 된다.”는 등소평의 “흑묘백묘”이야기를 잘 아시잖습니까? 중국도 등소평같은 위인이 없었다면 어찌 오늘의 중국을 상상이나 할 수 있었겠냐 말입니다. 장성택: (벌떡 자리차고 일어나며) 야 장수길이! 너 이 새끼 죽고 싶어? (권총을 꺼내 절컥- 격발한다.)
-긴장한 음악 속에
장수길: 1번 동지, 장성택: 너 내가 누군지 몰라? 장수길: 왜 이러십니까? 장성택: 난 고모부야! 김정은이 고모부란 말이야! 장수길: 쏘십시오. 장성택: 뭐야? 장수길: 이렇게 살 바엔 차라리 1번 동지 총에 맞고 죽는 게 더 편합니다. 장성택: 이 새끼가 정말? (하며 격발을 절컥- 당긴다) 여간부: 저도 쏘십시오. 저 역시 장수길 동지 생각과 같습니다. 장성택: 닥치지들 못해?
(하며 방아쇠를 당긴다. 빈 격침 때리는 소리만 연거푸 공명되는 속에 / 엔딩음악.)
NA: 지금까지 국제펜 망명북한작가센터에서 제작한 연속방송극 “북쪽에서 온 편지” 장성택 편, 제2회, “조어대”를 보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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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by님에 의해 삭제되었습니다. 2015-07-23 17:18:58
수고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