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9년 5월 스탈린과 김일성의 구체적인 회담내역 (사료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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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탈린, 김일성, 비신스키, 박헌영, 홍명희 회담 내역(1949년 5월3일, 모스크바)
(아래 글은 미국 우드로우 윌슨 센터에 있는 문서 전문을 번역한 것임. 소련 붕괴후 해금된 외교문서를 영어로 번역하여 보관 중인 것임)
회담 일시: 1949년 5월 3일 저녁 8시 소련 측 참석자: 스탈린, 비신스키(외상), 스티코프(주 북한 소련대사), 김 I.M.(통역자) 북한 측 참석자: 김일성, 박헌영(외상), 홍명희(부수상), 정준택(경제기획위원회 위원장), 장시우(상공상), 백남언(교육상), 김정부(체신상), 주용하(소련주재 북한대사), 문일(통역자)
김일성이 남한의 미군주둔 상황을 설명하고 동남아시아 여러 나라들과의 무역거래를 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향후 6년간 북한에 경제 원조를 해 줄 것을 요청함. 스탈린이 북한대표단에게 이번 여행에 고생이 많지 않았느냐고 물음. 김일성이 소련정부의 배려에 감사를 드린다며 안전하게 도착했다고 답함. 스탈린이, 기차로 왔는지 비행기로 왔는지 물음. 김일성이, 기차로 왔다고 답함. 스탈린이, 기차로 오는 도중 몸이 불편한 적은 없었느냐고 물음. 김일성이, 모두 건강하게 잘 왔다고 답함. 스탈린이, 회의를 시작하자며, 논의할 현안이 있으면 이야기 해 보라고 말함. 김일성이, 소련군대가 북한을 해방시킨 후 소련정부와 소련군이 북한의 경제개발과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도움을 줘 고맙게 생각하고 있지만, 소련으로부터 추가 원조가 없으면 북한의 경제 및 문화를 복구하고 발전시키기가 어려운 형편이라고 말함. 북한 경제와 문화가 계속 발전하기 위해선 소련 원조가 불가피하다고 강조함. 스탈린이, 무슨 종류의 원조를 원하느냐고 물음. 김일성이, 경제 및 문화적인 원조라고 답함. 스탈린이, 구체적으로 무엇이 필요하냐고 물음. 김일성이, 자기들은 국가경제개발 2개년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 계획을 완수하기 위해, 그리고 경제기반을 튼튼히 하기 위한 경제원조가 필요하다고 말함. 그들은 또한 기술원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함. 예컨대 소련 전문가들을 북한에 보내 새로운 공장건설 계획을 설계해 주고 지질조사 작업도 도와주기를 원한다고 말함. 스탈린이, 무슨 종류의 공장을 건설하려 하느냐고 물음. 김일성은, 예컨대 자기들이 이제 막 착공했으나 전문가들이 부족하여 애로를 겪고 있는 안주의 관개시설, 그리고 금속, 제철공장의 복구와 완성, 수풍수력발전소 복구 등에 전문가들이 필요하다고 말함. 스탈린이, 북한에 철광석은 많이 있느냐고 물음. 김일성이, 철광석은 매우 많이 있다고 답함. 스탈린이, 원조를 해 줄 수 있으며 기술자들도 보내 줄 수 있다고 말함. 김일성은, 지금까지 소련과 북한간의 무역이 잘 진행돼 왔지만, 앞으로 2개년 경제개발계획을 성공리에 완수하기 위해 소련의 장비, 증기기관, 전차, 부품, 섬유산업 기계 등을 수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함. 그러나 북한으로부터의 수출이 수입을 커버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소련정부가 외상(신용대부)으로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함. 스탈린은, 좋다며, 어느 정도의 금액을 요구하느냐고 물음. 김일성이, 4천만 내지 5천만 달러 정도가 필요하다고 말함. 스탈린이, 그렇게 하겠다며 그 외 필요한 것은 없느냐고 물음. 김일성은, 양국 간 교통을 편리하게 하고 경제관계를 강화시키기 위해 북한의 아오지에서 소련의 크라스키노까지 철도건설이 필요하다고 말함. 스탈린은, 정확히 위치가 어디이며 철도의 길이가 얼마냐 되느냐고 물음. 스티코프가, 이 철도는 소련의 크라스키노역에서 북한의 아오지 역까지이며 총 길이는 58 킬로미터이고, 그 중 10 킬로미터는 북한 영역이고 나머지 48 킬로미터는 소련 영역이라고 보고함. 스탈린은, 고려해 보겠다고 말하고 다른 요청사항이 있느냐고 물음. 김일성은 양국 간 항공 교통수단이 필요하다며, 자기들은 아직 수송용 비행기와 조종사들이 없지만, 항공라인은 필요하다고 말함. 스탈린이, 북한에 소련 비행기들이 없느냐고 물음. 김일성이, 소련군이 철수한 후, 소련 항공부대와 비행기들이 북한에 남아있지 않다고 답함. 그들은 이제 조종사 양성을 시작했다고 말함. 스탈린이, 비행기는 갖고 있느냐고 물음. 스티코프가, 북한군에 훈련비행 연대가 있으며 연습기와 군용기가 있긴 하지만, 수송기가 없다고 보고함. 스탈린이, 비행기를 몇 대나 갖고 있느냐고 물음. 스티코프가, 군용기 48대와 연습기 19대가 있다고 답함. 스탈린이, 소련이 지금 군용기를 많이 가지고 있는 편은 아니고 공군의 비행기 수를 줄여 왔다면서 다른 요청사항은 없느냐고 말함. 김일성이, 소련과 북한과의 문화적인 교류가 필요하다고 말함. 예컨대 소련교사들을 북한에 보내 북한 교육기관에서 근무케 해 주고, 북한 유학생들을 소련에 보낼 수 있게 해 줄 것이며, 북한 기술자들을 소련에 보내 기술을 습득할 수 있게 해 주고, 기술교육 프로그램, 학술 프로그램, 기술학교 설립에 대한 원조를 해 주고 문화 예술인들의 교류를 요청함. 스탈린이, 이런 것들에 대해 소련과 무슨 협약을 맺은 게 없느냐고 물음. 김일성이, 소련군이 진주했을 때 그런 합의가 있었지만, 정부 수립 후에는 그런 게 없다고 답함. 스탈린이, 그런 것들이 가능하긴 하지만, 기술자와 학생들 파견은 그들이 러시아어를 모르기 때문에 어려울 것이라고 말함. 김일성이, 지금 북한의 모든 학교와 교육기관에서 러시아어를 배우도록 지시했다고 말함. 러시아어교육을 위해 북한에 교사들을 보내 줄 것을 요청함. 스탈린이, 러시아 교사들이 한국어를 모르기 때문에 그들을 보내는 게 어려울 것이라고 말함. 김일성이, 북한에서 그런 자격을 갖춘 많은 수의 교사가 필요한 것은 아니며, 이미 일부 소련 교사들이 북한에서 근무하고 있지만 통역자를 대동하고 있기 때문에 교육에 별 어려움이 없다고 말함. 스탈린이, 교사들을 파견하겠다고 말함. 김일성이, 지금까지 이야기 한 것, 특히 경제협력과 무역확대, 기술원조와 문화교류에 대해 협정을 맺을 필요가 있다고 말함. 스탈린이, 신용대부와 차관 중 어느 것을 원하느냐고 물음. 김일성이, 그것에 대해 생각해 봤는데 신용대부가 좋겠다고 답함. 스탈린이, 그렇게 하겠다며 신용대부 기간은 얼마로 했으면 좋겠냐고 물음. 김일성이, 금액은 5천만 달러로 하고, 상환기간은 1951년부터 1954년까지로 해 주면 좋겠다고 말함. 스탈린이, 신용대부를 언제 청산하느냐고 물음. 김일성이, 1951년부터 시작하여 1954년까지 다 해소할 수 있다고 말함. 스탈린이, 대부를 한꺼번에 해주길 원하는지, 1949, 1950, 1951년으로 나눠서 해주길 원하는 지 물음. 김일성이, 1949년에 모두 해 주기를 원한다며, 만약 어떤 이유로 그게 어렵다면 1949년과 1950년 전반기로 나누어 해 달라고 요청함. 스탈린이, 그렇게 하긴 어렵다고 말함. 귀국에서 기계를 필요로 하는데, 잘 알다시피 기계는 주문을 하고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일정한 기간이 필요하다고 말함. 김일성이, 자기들은 자동차와, 증기엔진, 섬유기계, 석유가 우선 필요하며 이것들은 올 해(1949) 안에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함. 스탈린이, 1년 안에는 가능하지 않다고 말하며, 신용대부는 어느 나라의 통화로 계산하는 게 좋겠냐고 물음. 김일성이, 미국 달러화로 하는 게 좋겠다고 답함. 스탈린이, 지금 미국달러화로 계산할 수는 없고 루불화로 할 수 있다며, 곧 1 달러에 5루불로 공정 환율이 성립될 거라고 말함. 스탈린은, 장비와 기계를 향후 3년간 꼭 같은 포션으로 나누어 공급하되, 대금지불은 공급이 끝난 해로부터 3년간 나누어서 하기로 하자고 제의함. 예컨대 대부는(기계공급은) 1949, 1950, 1951, 그리고 아마도 1952년까지로 하고, 대금지불은 4년째 되는 해부터 하는 것으로 하자고 함. 그렇게 하면, 6년 만에 모든 게 청산되는 것이라고 말함.
소련은 모든 인민 민주주의 국가에 이런 원칙 아래 원조를 하고 있다고 말함. 이자는 만약 어떤 국가가 전쟁에서 회복했을 때는 연리 2%, 회복하지 않았을 때는 1%를 받는다고 말함. 더욱이 양국 간에 밀접한 상품거래가 이루어질 경우에는 신용대부 없이 상호간 계약에 의해 계속 될 수 있다고 말함. 스탈린이, 이 협약에 대한 작업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을 데리고 왔느냐고 물음. 김일성이, 그런 사람들을 데리고 왔다고 답함. 스탈린이, 총 2억 루불, 즉 미 달러 가치로 4천만 달러를 대부할 수 있다고 말함. 더 줄 수 있지만 지금은 가능하지 않다고 말함. 김일성이, 동의한다고 말함. 스탈린이, 자동차를 얼마나 갖고 있느냐고 물음. 김일성이, 우리가 자동차를 만들지 못하며 그걸 소련에 요청하고 싶다고 말함. 스탈린이, 자동차를 공급해 줄 수 있고, 비행기도 공급해 줄 수 있다고 말함. 스티코프가, 북한은 비행기 뿐 아니라 합작 항공회사를 세우기를 원하며 철도도 건설하기를 원한다고 말함. 스탈린이, 합작항공회사 설립은 가능하다고 말함. 철도건설에 대해선 검토해 보겠지만 현재 소련에선 철도건설에 필요한 인력이 충분치 않다며, 북한의 노동력을 동원할 수 있느냐고 물음. 김일성이, 그럴 수 있다고 답함. 김일성이, 남한에 미군이 아직 주둔하고 있으며 북한에 대한 반동적인 음모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고 말함. 북한은 현재 지상군은 있으나 해군이 거의 없다며 소련의 원조가 필요하다고 말함. 스탈린은, 남한에 미군이 얼마나 있느냐고 물음. 김일성이, 2만 명 이상이라고 답함. 스티코프가, 약 1만 5천명에서 2만 명 정도의 미군이 있다고 보고함. 스탈린이, 남한에 국군이 있느냐고 물음. 김일성이, 약 6만 명이 있다고 답함. 스탈린이, 정규군이 6만 명이라는 얘긴지 경찰을 포함한 숫자인지 물음. 김일성이, 정규군만 6만 명이라고 답함. 스탈린이 (웃으면서), 귀하께서 그들을(남한)을 두려워하느냐고 물음. 김일성이, 그들을 두려워하지 않지만, 해군부대가 필요하다고 답함. 스탈린이, 육군의 경우 북한과 남한 중 어느 쪽이 더 강하냐고 물음. 박헌영이, 북한군이 더 강하다고 답함. 스탈린이, 북한에 세이신(?)이나 다른 곳에 일본이 남기고 간 조선소가 있느냐고 물음. 김일성이, 없다고 답함. 스티코프가, 몇 개의 조선소가 있지만 모두 작은 것뿐이라고 말함. 스탈린이, 해군력 증강을 위한 원조를 할 수 있으며, 북한은 공군기도 필요로 할 것이라고 말함. 스탈린이, 남한 육군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갖고 있는지, 그리고 거기에 북한쪽 사람들을 심어 놓았는지 물음. 박헌영이, 북한 지지자들이 남한 군에 침투해 있으나, 현재까진 정체를 드러내 노골적인 투쟁은 하고 있지 않다고 말함.. 스탈린이, 그게 잘하는 거라며, 지금 정체를 드러낼 필요가 없다고 말함. 스탈린은 남한도 분명 북한군에 자기 사람들을 심어놓고 있을 것이며 그들을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말함. 스탈린이, 38선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느냐고 물음.
38선의 몇몇 곳이 남한군의 침입을 받아 점령당했다는 말이 사실인지, 그리고 거기를 도로 수복했느냐고 물음. 김일성이, 남한 사람들이 북한군에 그들 지지자들을 심기 위해 공작을 하고 있으며, 그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함.
강원도 지역의 38선에서 남북한 군대가 충돌했다고 말함. 그 당시엔 북한의 경찰이 충분한 무장을 갖추고 있지 않았을 때였는데, 정규군을 투입하여 남한군을 물리쳤다고 말함. 스탈린이, 북한군이 남한군을 물리쳤는지, 남한군 스스로 물러났는지 물음. 김일성이, 전투를 벌여 북한군이 남한군을 물리쳤으며, 남한군을 북한지역에서 몰아냈다고 말함. 스탈린이, 북한에 군사학교가 있느냐고 물음. 김일성이, 있다고 답함. 스탈린이, 조종사 양성학교도 있느냐고 물음. 스티코프가, 항공훈련부대 하나가 있다고 보고함. 스탈린이, 지난번에 두 사람의 북한 대표가 모스크바를 방문했던 걸 기억하며, 박헌영에게 “귀하께선 이번이 두 번째 방문이지요?” 하고 말함. 박헌영이, 그렇다고 답함. 스탈린이, 김일성과 박헌영 둘 다 동글동글한 얼굴을 하고 있기 때문에, 지난번에 누가 왔는지를 정확히 기억해 내기가 어려웠다고 말함. 김일성이, 우리는 군사학교는 세웠지만, 아직 사관학교는 없으며, 북한군 장교 가운데 사관학교를 졸업한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말함.
그러면서 북한군 장교들을 소련 사관학교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게 해 달라고 말함. 스탈린이, 전에 그렇게 하도록 하지 않았느냐고 물음. 김일성이, 그런 적이 없다고 답함. 스탈린이, 그건 가능한 일이며, 그렇게 하라고 말함. 김일성이, 이제 더 이상 요구사항이 없다고 말함. 정준택이, 소련 기술자들을 북한에 보내 주고, 북한 기술자들을 소련에 보내어 교육받을 수 있게 해 줄 수 있느냐고 물음. 스탈린이, 그 문제는 이미 이야기 했지 않느냐고 답함. 소련기술자들을 북한에 보내고, 북한 기술자들을 소련에 데리고 와 교육을 받게 해도 좋다고 말함. 스탈린이, 북한은 목화를 어디서 수입하느냐고 물음. 김일성이, 자기들은 소련이 목화원조를 해주기를 원한다고 답함. 지난 해 이미 3천 톤을 받았다고 말함. 스탈린은 웃으면서, 우리가 북한으로부터 목화를 원조 받았으면 한다고 말함. 스탈린이, 북한이 일본, 중국, 필리핀과 교역을 하면 어떻겠느냐고 물음. 김일성이, 중국과 이미 교역을 하고 있으나, 중국이 내전상태기 때문에 정식 교역을 할 수 없다고 말함. 스탈린이, 다른 나라들과의 교역은 어떠냐고 물음. 김일성이, 아직 다른 나라들과는 교역을 해 본 적이 없다고 말함. 홍콩과의 교역을 하고 있지만, 비공식적이며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하고 있다고 말함. 스탈린이, 무역회사들이 없느냐고 물음. 김일성이, 그런 회사가 있으며, 그 회사에서 홍콩과, 대련 및 중국과 무역을 하고 있다고 말함. 스탈린이, 그런 무역회사가 필요하며 그걸 두어서 나쁠 게 없다고 말함. 국가에서 관리하는 부루조아 계급이 필요하며, 그들 부루조아 가운데는 분명히 좋은 사람들도 있으며 그들을 도와줄 필요가 있다고 말함.
그들로 하여금 무역을 하게하고 상품을 들여오게 하여 나쁠 것이 없다고 말함. 나는 이제 질문할 게 없다고 말함. 스탈린이 비신스키를 돌아보며 질문할 게 없느냐고 물음. 비신스키가, 질문할 게 없다고 답함. 홍명희가, 자기들을 맞아준 데 대해 스탈린 동무에게 감사한다고 말함. 스탈린이, 이렇게 찾아와 대화를 나누게 되어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함. 회담은 1시간 15분 만에 끝남. 스티코프와 통역자 김 I.M.이 기록하였음.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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