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미국행과 한국행 선택에 대한 조언 |
---|
난 업무차 미국을 가긴 하나, 미국에서 살아본 경험은 없다. 따라서 이 글도 정확성엔 한계가 있음을 미리 밝혀둔다. 미국에 들어갔을 때 거래처 사장이 한 말이 있다. "전세계 누구든지 이 곳에 오고싶어 한다"고. 비단, 멕시코, 중국, 한국, 동유럽국가뿐 아니라 프랑스, 영국, 독일에서도 정도차이는 크게 있으나 미국은 동경의 땅이다. 2차대전후 서독의 학자들이 상당수 미국으로 건너가 둥지를 틀었다고도 한다. 정말 넓은 땅-로키산맥을 가로질러 30분을 넘게 비행기가 날았는데 아직 로키산맥이 안 끝나더라고..., 자유가 넘치고 실용적이다. 거의 대부분 정장을 입는 법이 없다. 풍요롭다. 2차대전중 유럽전선의 미군병사에게 하루 양말이 2켤레씩 지급되었다. 아프리카에서 영국군사령부를 점령한 나치독일의 롬멜원수는 미군지원에 의해 산더미처럼 쌓인 영국군보급품을 보고 전쟁의 향방을 감지했다고 한다. 현대 미국인들도 엄청난 소비속에 산다고 한다. 한국, 일본에다 이번엔 중국까지도 사실상 미국시장때문에 일어날 정도로 그 소비력은 막강하다. 과학기술은 최첨단을 달려 우주와 하늘, 바다를 선점하고 있다. 미국에 맞서느니 이마로 바닷가 절벽을 받는 편이 낫다고...... 그러나 미국은 원래는 버려진 땅이었다. 컬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한 이래 유럽인들은 마야, 잉카문명이 꽃피던 중남미 대륙으로 들어갔지 북아메리카로는 안 갔다. 왜냐고? 기후 개판, 풍토병 만연, 나오는 인디안은 문화수준 없이 거의 발가벗은 신석기시대사람들, 울창한 원시밀림, 이 버려진 땅을 들어간 사람들은 영국에서 17세기 종교적 박해를 견디다 못해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의 절박한 심정으로 거너간 청교도들이었다. 102명이 남았는데 다음해 제2진이 와보니 절반인가가 풍토병으로 죽었다고 할 정도로 미국은 사람이 살 수 없는 척박한 땅이었다. 그 척박한 땅을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가장 자유로운, 최강의 나라로 만든 건 오직 미국인 조상들의 피와 땀과 눈물이었다. 미국민요 "클레멘타인"은 우리나라에 번역된 대로 바닷가 오막살이가 배경이 아니다. 1849년 미국서부 캘리포니아에서 금광이 대규모로 발견되면서 너도 나도 금캐러 갔는데, 그 중 산골 오두막에 아직 노다지완 거리가 먼 늙은 광부가 그동안 아내도 잃고 외동딸 클레멘타인마저 집을 나가 그녀를 그리는 애절한 노래이다. 오늘날 미국은 순수함을 다소 잃고 너무 상업적으로 물들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흑인문제도 심각해 보인다. 그러나 백인들이 그 고생해서 세운 나라에 한국인이 들어가서 처음부터 그들처럼 잘 살 수 있냐에 대해 대답은 아니라는 것이다. 예외적으로 이미 한국사회나 국제사회에서 성공한 극소수 한국인들의 경우 미국정계를 제외하면 그럴 수도 있다. 그러나 그들이 이미 한국사회에서 확보한 사회적지위, 편안함등을 고려할 때 대부분 그럴 이유가 없다. 음식, 기후, 문화, 언어, 친구, 친척이 있고, 미국못지 않게 누릴 수 있는데.....한국이 못 사는 건 6-70년대 이야기지....미국 그렇게 가고 싶으면 한 대여섯번 갖다오면 더이상 가기도 싫을 거다. 기름진 스테이크 먹고 싶어? 미국가서 보름만 미국음식으로 때워봐.. 평소 그렇게 창피하게 여겨졌던 한국음식이 그렇게 신성하게 하늘을 둥둥 떠다니고 조상님께 감사하게 된다.... 80년대까지도 경제력이 떨어지는 남한에서 미국이민이 줄을 이었는데. 대부분은 그래도 대졸이상의 고학력자들이었다. 한국인들이 워낙 뛰어나다보니, 억척스럽게 일해 자리를 잡았다. 그러나 대부분 이들도 과일, 채소가게로부터 허드렛일로 시작한 걸로 안다. 의사도 미국가면 미국의사자격증 새로 따야 한다. 어렵다고. 왜그런가? 예를 들어 삼성핸드폰, 현대 자동차 팔래도, 삼성, 현대 한국인 직원이 미국인들 찾아다니며 팔면 날샌다. 미국인 영업맨들이 팔아야 한다. 언어, 문화, 피부색의 차이 못 넘는다. 기술자? 미국애들 자기네들 분야 세계최고야. 세계최고가 장난인 줄 아나? 한국기술자 처음부터 인정받기 어렵다. 그러니 한국인 이민자들에게 돌아오는 건 그런 일들 뿐이다. 난 두 종류 북한출신들에게 미국행을 권한다. 첫째, 미래에 야심이 있는 20대들. 무엇보다 더 공부해서 자유사회에서 동분야 전문가가 되겠다는 야무진 꿈을 가졌다면, 최고수준의 학문의 전당인 미국가서 공부할 걸 권하고 싶다. 박사학위 받고 가능한 미국에서 자리잡으라. 그러다 통일조국이 꼭 필요로 한다면 그 때 돌아오라. 그러나 교육은 돈이다. 탈북자지원혜택이 있고, 영어학습이 가능한 한국행을 중간기착지로 고려할 필요도 있어보인다. 둘째, 자유를 끝없이 동경하는 자들. 남한도 물론 자유롭지만, 탈북자들은 아직 미약하고 편견도 있다. 그리고 남북모두 유교사회이다. 보수적이다. 그런 걸 벗어나서 한번 자유로운 인생을 살고 싶다면 미국은 보수적인 유럽보다 더 나은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인종적 편견은 극복해야 할 과제일 뿐이다. 남한에서도 동남아, 파키스탄 근로자들 인종적 차별받는다. 상당수 대학졸업자들인데도... 심지어 반미감정이 심했던 때엔 이태원 뒷골목에서 애꿎은 미국,유럽애들도 맞았다. 어느나라나 늘 있는 문제로 오히려 미국이 덜하겠지..... 난 두 종류 북한출신에게 남한행을 권한다. 첫째, 조국을 사랑하는 자들. 비록 기존정권의 정책상, 또 탈북자가 아직 소수인 관계로 이들의 가치가 무시되고 있지만, 탈북자들이야말로 통일의 조력자이며, 통일조국의 실험대이고, 통일후 북한에 돌아가 남북을 이어줄 요긴한 존재들이다. 조국통일은 그대들을 필요로 한다. 둘째, 도전보다 안정을 원하는 자들. 낮설고 물설은 이역에서 자리잡기가 장난이 아니다. 많은 시련과 좌절이 기다린다. 이민은 미국인 조상들처럼 죽기아니면 살기로 도전할 수 있어야 한다. 평생 허드렛일 하다 죽기는 좀 그렇지 않나? 비좁은 한반도를 벗어나 외국에서 자리잡는 건 대단히 권장할 일이나, 북한과 중국에서 지친 탈북자들이 그럴 건강과 정력이 있는 지 모르겠다. 건강은 이민생활에서 절대적이다. 반면 남한은 이미 산업과 생활에서 선진국문턱에 다 와있다. 미국, 독일이라고 다 잘사는 게 절대 아냐. 제아무리 차별한다고 해도 내나라이고 내동포이다. 차기정부는 통일준비를 시작할 수 밖에 없다. 탈북자에 대한 처우는 더 나아지고 수도 늘어날거로 본다. 아울러 통일후 북한에 들어가면 토지, 건물소유에 있어 남한인들보다 우대되게 되어있다. 하다 못해 통일후 함흥에 냉면집을 열어도 함흥지역 탈북자들 몫이다. 남한에서 열심히 하고 머리잘쓰면, 내내 행복할 수 있다고 본다. 그리고 특별한 기술도 없이 허드렛일 싫어하는 자존심으로 먹고사는 자들도 미국가면 안된다.
신고 0명
게시물신고
|
한국행과 미국행의 기로에 있는 분들에게는 훌륭한 조언인 것 같습니다.
어느 지역, 국가나 민족의 범위속에 자신의 정신적 사슬을 쳐놓고 스스로 조이며 숨가쁘게 살아 가는 것도 미래세계에선 구식으로 밀려날겁니다.